성범죄자에 뇌물 받고 피해자에 합의 종용한 수사 경찰…법정구속

피의자 6명으로부터 뇌물 등 수수…강제추행 피의자 도주시켜
성범죄·가정폭력 등 피해자에겐 합의 종용…징역 1년4개월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자신이 맡은 성범죄 등 각종 사건 피의자에게 뇌물을 받고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전직 경찰관이 법정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17일 뇌물수수, 횡령, 범인도피 방조 등 각종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 씨(50)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1200만 원, 추징금 59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파면 전까지 전남경찰청 나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경위로 근무했던 A 씨는 지난 2020년쯤 6명의 범죄 피의자에게 뇌물 또는 차용 명목으로 8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3명의 범죄 피의자에게 수사기밀을 유출하는가 하면 성범죄 등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5월쯤 나주에서 강제추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접수받아 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친분이 있던 피의자 B 씨와의 사전 통화로 범인이 누구인지, 도주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동료 경찰관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성범죄 피해자가 해바라기센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B 씨와 통화를 하면서 수사기밀을 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피를 방조했다.

이후 A 씨는 B 씨의 강제추행 혐의 수사를 맡았고, B 씨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받고 도박 등에 사용했다.

A 씨는 해당 사건 피해자에겐 합의를 종용했다.

이와 별도로 A 씨는 모욕·공동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C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금품을 받고, 피해자에게는 여러 차례에 걸쳐 합의를 요구했다.

A 씨는 2020년 5월쯤 가정폭력과 음주사건으로 신고된 피의자 D 씨에게 수사 기밀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게 좋은거니 합의하라"고 종용했다.

그는 범죄 피의자에게 피해자의 부상을 당한 사진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상아 판사는 "피고인은 일반적인 경찰 공무원의 사건 처리 방식을 크게 벗어나 경찰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각 공소내용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뇌물을 도박 등에 소비했고 수사를 받게 되자 범죄 피의자들과 허위 진술을 공모했다.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