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논란 정면돌파' 권향엽, 전남서 46년 만에 탄생한 여성 의원

득표율 70.09% 압도적 지지…3선 이정현 누르고 당선
단수공천 반납하고 경선…"국민의 목소리 대변"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가 10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듣고 기뻐하고 있다.(권향엽 후보 측 제공)2024.4.10/뉴스1

(광양=뉴스1) 김동수 기자 =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당선인이 전남에서 여성으로서는 46년 만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권향엽 전 청와대 인사균형비서관이 10만 4493표(70.09%) 득표로 당선됐다.

1948년 첫 국회의원 선거 이후 김윤덕 3선 의원(1971~1981년)을 제외하곤 전남 지역 여성 의원 첫 당선 사례다.

김 의원이 당선될 당시에는 중선거구제(1구 2인 선출)였고 1988년 소선거구제(1구 1인 선출)가 도입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후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된 사례는 전무하다.

권향엽 당선인은 광양 출신으로 부산외대 정치학과, 이화여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30여 년간 넘게 당직생활을 해온 전통적인 민주당원이다.

민주당 여성국장,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김대중 정부 행정관, 문재인 정부 균형인사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권 당선인의 선거 과정은 다이내믹했다. 순천을 선거구는 당초 민주당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권 후보가 단수 공천됐다.

그러나 이재명 대선후보 시절 부인인 김혜경씨를 보좌한 것을 두고 '사천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당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권 후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당에 민주당 공천반납과 함께 재경선을 요청, 사천논란을 정면돌파했다.

경쟁 상대인 서동용 현역 의원과 4년 만에 벌인 경선 리턴매치에서 당당히 승리한 권 후보는 전국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면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본선에서 권 후보를 기다린 경쟁자는 '3선 관록'의 거물급 정치인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였다.

순천을은 두 후보의 맞대결로 전남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언변과 말솜씨로 연설을 잘하기로 유명한 이정현 후보에 맞서 권 후보는 '섬기는 정치', '엄마 리더십'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경선 과정에서 사천논란을 정면돌파한 이미지 덕분에 상승세를 탄 데다, 당내에서 경쟁을 벌인 후보들이 '민주당 원팀'을 구성하며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웠다.

전국적으로 몰아치는 '정권심판론' 바람 속에 본선 초반부터 막판까지 민주당 텃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거물급 정치인의 4선 도전을 잠재웠다.

권 당선인은 주요 5대 공약으로 △순천-광양-곡성-구례-상생클러스터 구축 △광양 제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특구)조성 △전남 동부권 통합물류센터 건립 △전남권 의대유치, 대학병원 설립 추진 △섬진강유역환경청 설립 등을 제시했다.

권 당선인은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정치를 실현하겠다"며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민주당과 함께 제대로 싸우겠다. 권력 위에 군림하지 않고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