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불씨 살려달라" 호소했지만… 이낙연 초라한 성적
험지 출마해 '고군분투'… 광주 광산을 13.84% 득표로 대패
"선거 때 약속대로 대한민국이 위기 빠지지 않게 계속 노력"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민주당 재건'과 '제3세력의 당위성'을 내세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든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광주 광산을에서 고배를 마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만 4733표를 얻어 득표율 76.09%로 당선됐다.
새로운미래 이 대표는 1만 7237표를 얻어 득표율이 13.84%였다. 이 대표가 내세웠던 '호남의 마지막 민주주의 불씨'는 62.2%의 득표 차 앞에 멈춰 서게 됐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24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 품격은 사라지고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말 그대로 '반명계'의 선언이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며 신당을 창당하고 험지 출마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며 그 약속을 지켰다.
이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광주 5대 비전'으로 미래산업 도시, 메가시티 광주, 광주정신 확산, 문화 일상 도시, 시민 안심 도시를 제시하는 한편, 여야를 향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각종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대신한 '제3지대' 구축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새로운미래 창당 후 첫 행선지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집중 유세를 벌어는 등 광주 민심을 잡는 데 집중했다.
5선 의원이자 45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광주 광산을은 전국적인 관심 선거구로 떠올랐다.
그러나 광주 민심은 싸늘했다. 특히 민주당 텃밭으로 손꼽히는 광주 광산을에서, 상대 후보가 '친이재명계' 대표 주자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인 게 낙선의 주요 원인이 됐다.
민 의원은 광주 지역구 8석 중 민주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 공천자였고 광주는 줄곧 민주당에 몰표를 줬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가 '제3지대'를 강점으로 밀고 나갔지만, 광주에 불어닥친 조국혁신당 열풍을 뛰어넘을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것도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이 선거 이후에 심각한 위기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며 "이번에 국민의 신임을 받아 국회에 진출하게 된 정치인들이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충정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광주시민들께 내가 하고 싶었던 말씀을 하게 해줬던 것, 내가 호소했던 광주의 미래를 생각하게 해준 것들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선거기간에 약속했던 대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 광주를 더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드는 일 등에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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