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파하는 세월호 10주기에 노래자랑"…영광군 여론 뭇매에 일정변경
"애도·존중 감성 가져야"…일정 변경 항의 이어져
- 최성국 기자
(영광=뉴스1) 최성국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4월 16일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하려다 시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전남 영광군이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전남 영광군은 오는 16일 영광스포티움에서 진행하려던 전국노래자랑 영광편 녹화를 취소했다고 4일 밝혔다.
영광군은 앞서 8일부터는 각 읍·면사무소에서 예비 참가 희망자 신청을 받고 14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예비심사를 열 계획이었다. 공개녹화 당일에는 초청가수들도 무대에 설 예정이었다.
'2024년 영광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고 영광군민들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자 전 군민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영광스포티움 등 종목별 경기장에서 24개 종목으로 치러지는 제63회 전남도체육대회를 응원한다는 취지로 일정이 잡혔다.
하지만 이날이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애도·추모가 이뤄지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라는 것이 고려되지 않았고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해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숨졌던 대형 참사다. 사망자 가운데 250명은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다.
영광군청 홈페이지에는 노래자랑 공개녹화 날짜의 부적절성과 녹화일정 조정을 요구하는 항의성 전화·민원글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자유게시판에 "세월호 10주기다. 학교에서도 추모와 애도의 날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안전 관련 교육을 하는데 군청에서는 노래자랑을 기획해 개최한다니 부끄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와 가족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참사를 목격한 국민의 아픔"이라며 "개인이라면 몰라도 국가는 사회적 참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와 존중의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항의에 영광군은 녹화 일정을 오는 6월로 변경했다.
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일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일정을 잡았다. 영광 방문의 해인데다 도민체전을 응원하기 위해 잡은 날인데 예상하지 못한 오해를 불렀다"며 "추모 방안을 논의한 끝에 녹화 날짜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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