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도 타이어도 금세 닳는다…후보들 하루 500㎞ 강행군 이곳은?

고흥‧보성‧장흥‧강진…민주 문금주-국힘 김형주 대결
전국 두번째 넓은 선거구…선거초반 후보들 벌써 녹초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하고 있다. ⓒ News1

(장흥=뉴스1) 박영래 기자 = "다른 후보들은 운동화가 닳도록 뛰면 된다지만 우리는 신발과 함께 자동차 타이어도 금방 닳습니다."

전남 고흥과 보성, 장흥, 강진 등 4개 군지역이 한 개의 선거구를 이루며 전국에서 두 번째(전국서 가장 넓은 선거구는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로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고보장강'.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았지만 각 후보들은 이미 녹초가 됐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후보(56)와 문화기획자인 국민의힘 김형주 후보(63)가 맞대결한다.

2월 말 기준 인구는 고흥군 6만여명, 보성군 3만 7000여명, 장흥군 3만 4000여명, 강진군 3만 2000여명으로 총인구는 16만여 명이 넘는다.

농어촌 선거구의 특성상 유권자 한명 한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도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광활한 선거구다.

선거구의 동쪽 끝인 고흥 나로도에서 서쪽 끝인 강진 신전면까지 거리는 광주에서 서울을 가는 거리에 버금갈 정도다.

그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 전에도 각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하루 움직이는 거리가 평균 500㎞를 넘고 있다.

김형주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하고 있다. ⓒ News1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문금주 후보는 오전 9시 보성에서 출정식을 시작으로 11시 강진에서, 오후 1시 장흥에서, 이어 3시 30분에 다시 고흥으로 내려가 출정식을 진행했다. 그 이동거리가 무려 1000㎞에 이를 정도다.

문금주 선거캠프 관계자는 "그렇다보니 운동화도 닳지만 선거차량의 타이어 마모 속도도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역이 넓고 4개 군이라는 차이점도 있다보니 공통공약을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 각 지역별 특화산업도 다르고 특히 인구소멸이라는 중차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보니 캠프마다 공약 마련에 고민이 깊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인력지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민의힘 김형주 후보 측도 드넓은 선거구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한다.

그렇다보니 김 후보 측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흥과 보성을 하나로 묶고 장흥과 강진을 묶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형주 선거캠프 관계자는 "한명의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들여야하는 발품이 만만치 않다"면서 "오일장을 제외하면 사람이 모이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