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전남 의대 설립 수긍했는데…목포-순천 유치갈등 여전

순천시·순천대 "산재 대비 부족" vs 목포시 "도서 밀집"
김영록 지사 "갈등하는 모습 비쳐서는 안돼"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송하철 목포대 총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지난해 6월7일 오전 도청 접견실에서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공동협력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병운 순천대 총장,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전남도 제공) 2023.6.7/뉴스1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설립 추진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하자 전남도가 '통합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목포시와 순천시, 순천대학교가 단독의대 유치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지역 간 갈등 양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통합의대 설립 방안이 담긴 공문을 전달했다.

도는 정부와 목포대학교, 순천대학교 등과 협의를 통해 의대 설립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목포와 순천에서 각각 단독의대 유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역간 갈등 양상 조짐이 일고 있다.

순천대는 입장문을 통해 인구 밀집도, 산업재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점,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에 의료부지를 확보한 점 등을 들어 동부권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된 만큼 첨단과학과 융합해 공공의료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순천대가 의대 유치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관규 순천시장도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순천대와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이같은 순천지역 목소리에 박홍률 목포시장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도의 통합의대 신설 원칙에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인도서 42%가 서부권에 밀집돼 있고, 고령인구와 응급환자 비율 등이 높다"며 "정부가 단일의대로 방향을 정하면 서부권인 목포대에 의과대학이 유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지역과 목포지역 간 유치갈등이 재발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허정 범도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도내 특정 지역의 의대 유치 주장이 도내 의대 신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도에서 추진 중인 통합의대 안은 전남에 의대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19일 실국장 정책회의에서 "지역별로 단독 유치 의견 표명은 할 수 있겠지만 선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건전한 의견은 낼 수 있지만 그 의사표명이 갈등구조로 비쳐선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남은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인해 1990년부터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해 왔다. 지난 14일 열린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지사의 국립의대 설립 건의에 윤 대통령은 "전남도에 국립의대 추진하는 것에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있다"며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시면 저희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지사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의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