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가는 의료진 "주 80시간 일해요"…환자들 "1분1초 급한데" 읍소
전공의 추가 복귀 없어…남은 의료진 업무량 2배 늘어
복지부, 전공의 출근 여부 등 현장 점검 예정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전공의들이 빠진 후 주 80시간은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과로사 하겠어요"
정부가 공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을 넘긴지 나흘째인 4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전공의 공백 사태가 이어지자 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은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응급실 관계자 A씨는 3교대로 주 8시간씩 일하던 전공의 파업 이전과 달리 2교대로 주 12시간씩 일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는 인턴을 비롯해 1~4년차 전공의가 300여명 있는데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남은 의료진의 업무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전문의들의 경우 월급외 수당이 더 높기 때문에 현재 적자라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에서 월급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 시험을 본 4년차의 경우 2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사가 반드시 해야할 일을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대부분 다 처리 중이다"고 전했다.
전남대병원의 일 평균 내원 환자는 전공의 파업 이전에는 150명이었으나 현재 50% 가량 줄어 70여명의 환자만을 돌보고 있는 상태다.
외과교수 B씨는 "환자들의 진료가 밀려있어 너무 바쁘다. 전공의들이 돌아올지는 지켜볼 일이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소아병동 간호사 C씨도 "앉아 있을 시간도 없다. 공백으로 인해 환자 피해가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체력소진은 눈 앞에 닥친 문제다"라고 호소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병원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환자들이 발생하는 등 피해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날 전남대병원 응급실 보호자 대기실에서 만난 김모씨(61)는 손주의 경련 현상으로 인해 구급차를 타고 도착했다.
김씨는 "지난주에도 손주가 아파서 왔는데 경증이라며 2차병원으로 가라길래 급하게 진료가능한 병원을 물색했다"며 "환자들은 1분1초가 급하고 애가 타는데 환자들을 볼모로 정부에 항의하는 일을 멈추면 한다"고 토로했다.
안과 수술을 마치고 퇴원 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 중이던 김길주씨(65)는 "아무래도 전공의들이 하던 일들을 나머지 인력이 나눠서 하니 내 순서가 느리게 왔다"며 "간호사들도 눈코뜰새 없이 바빠보여 필요한 부분을 말할 때도 눈치를 봤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사법 절차 등을 예고했지만 이날 오전까지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전공의들의 추가적인 복귀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전남대병원에서 전공의 출근 여부 등 현장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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