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지지율 1·2위 빠진 '기괴한' 총선…순천 민심은 어디로

현역 소병철 출마 포기, 신성식 전 지검장은 경선 배제
김문수·손훈모 2인 경선…"특정 후보 염두에 둔 포석" 비판도

전남 순천 동천 전경. 뉴스1 DB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 경선에서 지지율 1·2위 후보들이 모두 이탈하는 '기괴한 상황'이 연출됐다.

현역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66)이 불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소 의원과 선두권 경쟁을 벌이던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58)은 경선 참여 기회조차 받지 못하며 '컷오프'됐다.

4일 민주당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순천갑 선거구 경선 2인 후보로 김문수 당대표 특보(55)와 손훈모 변호사(54)가 확정되면서 경쟁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순천갑은 당초 민주당 소병철 의원과 김문수 특보, 서갑원 전 국회의원(61), 손훈모 변호사,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등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소 의원과 신 전 지검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만큼 두 예비후보 중 1명이 경선을 통해 공천장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했다.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2월 11~12일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22.5%, 소병철 민주당 의원 22.2%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였다.

여수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1월 28~29일 이틀간 실시한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 여론조사에서는 현역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 22%,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이 16%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KBC광주방송 여론조사 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ARS 자동응답조사)했으며, 여수MBC는 무선전화면접(100%)으로 진행됐다.(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뉴스1 DB

소병철 의원은 최근 '순천시 관권선거 의혹'과 '경선 후보자 자질 문제'를 언급하며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소 의원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대(신성식)와 경선할 수 없다"며 "'동귀어진(同歸於盡, 함께 죽음으로써 끝장을 냄)'할 각오로 순천정치의 실상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은 민주당 경선 대열에 무난히 합류할 것으로 보였지만 배제됐다.

'컷오프'된 예비후보(신성식·서갑원)들은 민주당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문수 특보와 손훈모 변호사의 민주당 2인 경선이 확정되자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순천은 선거구 획정을 둘러싸고 합구도 분구도 아닌 21대 총선과 똑같은 현 선거구를 유지하게 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과 을' 두 선거구는 '순천 해룡면'을 광양·곡성·구례에 붙여 기형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순천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순천은 선거구 기준 인구 상한선(27만 1042명)을 넘겨 '순천시 갑', '순천시 을', '광양·곡성·구례' 세 선거구 분구 가능성이 예상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순천은 2010년~2016년(지방·총선·재보궐선거)까지 7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최근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시장을 뽑았다"며 "순천은 민주당 '경선 승리=당선'이 통용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