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시스템 공천? "공감 어려워…보이지 않는 손 있다"
여론조사와 무관한 대진표…재심 인용 하루만에 다시 배제도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광주·전남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공천 과정에 당대표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에 유리한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른바 '시스템 공천'을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발들이 나온다.
탈락 후보들이 '사실상 단수공천'이라며 반발, 무소속 출마도 가시화되는 등 민주당의 분열이 우려되고 있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는 현역이자 정책위 의장인 이개호 의원의 단수공천에 이석형·박노원 예비후보가 재심을 청구, 재심위가 받아들였으나 최고위가 이를 다시 기각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30% 이상 차이나지 않는 지역에서 단수 공천의 배경을 놓고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반발하고 있다.
3일 이석형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여전히 일하고 싶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여러분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뒀다.
박노원 예비후보도 전날 자신의 sns에 "민주당은 또다시 무자비한 결정으로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렀다. 이제 국민은 시스템 공천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반발했다.
광주 서구갑에서는 '비명' 송갑석 의원과 조인철 예비후보의 2인 경선에서 박혜자 예비후보의 재심 신청이 인용됐으나 이 또한 이틀만에 다시 최고위에서 기각됐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1일 "당의 부름에 응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으나 하루 만인 지난 2일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안내문을 보냈다.
전남 목포에서는 문용진 후보를 추가한 3인 경선이 재심위를 통과했으나, 결국 김원이·배종호 2인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는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되면서 현역인 서동용 의원이 컷오프되고, 권향엽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쥐었다.
서 의원은 2일 입장문을 내고 "당 지도부는 왜 저의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지정돼야 하는지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서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재심 신청문에서도 서 의원은 "호남 지역구는 경선이 원칙이라던 공관위는 아무 이유도 없이 스스로 약속을 깨고 당규 절차와 원칙을 무시했다"면서 "저는 의정활동평가 하위 20%에도 들지 않고 비리 위혹도 없는데 전략공천을 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역인 소병철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전략공천지역이 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도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이던 후보들이 탈락하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
신성식 예비후보는 입장문에서 "전략공관위의 결정은 특정 후보를 선출하려는 짜여진 각본이다. 순천 정치에 정의는 없고 협잡과 사욕만 가득하다"면서 "현역 의원은 본인 분풀이 하겠다고 사명은 내팽개치고 무책임한 불출마를 했다. 순천의 민심은 싸늘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선이 끝난 광주 동남갑과 동남을에서도 여론조사 상위권을 달리던 노형욱, 김성환 예비후보가 컷오프되면서 이들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명' 의원인 민형배 의원은 광산을에서 유일하게 3인 경선에서 승리했다. 당초 민 의원과 정재혁 예비후보간 2인 경선에서 김성진 예비후보의 재심이 인용돼 3인 경선으로 치러졌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광주·전남에 2곳을 단수, 16곳을 경선으로 공천을 진행한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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