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우라!" 광주 고려인마을 가득 채운 3·1절 만세 행렬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북간도로 떠난 동포·후손들
거리 행진·독립선언서 낭독·재현 공연으로 순국선열 기려
- 김태성 기자,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최성국 기자 = "독립은 자연스럽게 얻어진 게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대한독립 우라(만세)!"
삼일절 제105주년을 맞은 1일 오전 11시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고려인마을 다모아공원은 만세 삼창을 외치는 고려인 동포들의 울림으로 가득 찼다.
소형·대형 태극기를 손에 들고, 한복을 입고 거리 행진에 나선 이들은 이국적 외모에도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고려인동포들은 일제강점기 시절 '국권을 회복하겠다'는 일념으로 가산을 정리한 후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러시아 연해주와 북간도로 떠났다.
차별과 박해를 견디다 독립 후 다시 국내로 돌아온 고려인동포들과 그 후손들은 고향을 떠나고도 독립을 부르짖던 선조들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이날 행사를 열었다.
광주에 고려인마을을 조성한 이들은 2010년부터 삼일절과 1923년 연해주에서 열렸던 고려인 삼일만세운동 기념식을 이어가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앞에 모인 고려인동포 300여명은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사, 3·1절노래 제창 등으로 대한민국의 독립 역사를 되새겼다. 전남대와 호남대에 재학 중인 덴마리나 씨와 김아나스타스야 씨는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기초가 된 '독립선언서'를 대표로 낭독했다.
특히 학생들은 일본군에게 핍박받고, 거리로 나서 자주 독립 만세를 외친 '빼앗긴 조국, 그날의 함성'을 재현하는 공연을 펼쳐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올해는 제105주년 삼일절이자 1923년 연해주 우수리스크 거주 고려인동포들의 만세운동 101주년을 기념하는 해"라며 "고려안마을 주민들은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고려인 선조들의 민족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덴마리나 씨는 "국민들과 독립운동가들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끝까지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고 있는 자유와 평화,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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