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규모 복귀 움직임 없고…남은 의료진 피로도는 가중
전남대병원 본원 소속 전공의 112명 여전히 근무이탈
- 최성국 기자,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전공의 대규모 복귀 움직임은 없고 남은 의료진의 피로도는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근무지 이탈한 전공의 복귀 최후통첩 기일로 정해둔 2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에 자리한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만난 한 의료진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내부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바뀐 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대규모 복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병원에 남아 있는 의료진의 피로도는 가중되고 있다"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남대병원 본원 소속 전공의 112명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근무 이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병원은 진료를 기다리는 내원객들로 가득했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만 감돌았다.
머리 종기 제거 수술 후 드레싱 등을 위해 내원한 배준호 씨(55)는 "수술실 직원들이 많은 수술이 뒤로 밀려 걱정하더라. 정부의 통첩에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으면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노모의 심장 인공박동기 삽입 수술 후 간병하고 있는 양 모 씨(48)도 "심장 관련이라 수술이 밀리진 않을까 수술실에 들어갈 때까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며 "남은 의료진마저 이탈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응급실은 오히려 차분한 모습이었다. 응급실은 부족한 인력에도 응급 이송 차량이 실어온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매진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열흘째 비우면서 환자와 간병인, 의료종사자 등은 한계에 내몰렸다.
전남대병원 중환자실 병동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내부적으로 입원병동에 있는 일부 간호사를 PA(진료전문인력)로 돌려 쓴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벌써부터 간호진 사이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전공의들의 공백에 업무부담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29일까지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선 별도 처분을 하지 않고, 이후로도 출근하지 않으면 의사면허 정지와 법적 처벌을 묻겠다고 최후통첩한 상황이다.
전남대병원은 전임의 66명의 계약도 이날부로 종료돼 전공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력난 가중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전임의들이 맡아야 하는데, 의대 증원 반발에 3월 1일자 신규 임용 예정이었던 52명 중 절반가량은 계약포기 의사를 병원 측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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