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광주·전남 현역 중 첫 불출마 선언…순천 총선판 '요동'

갑작스러운 이탈로 순천갑 '무주공산'
소 의원 지지층 흡수가 승부처 될 듯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가 지난해 10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66)이 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총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소병철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저 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통보를 받지 않고 절차가 마무리됐고 순천시민께 제가 약속한 선거구 분구도 임박해 홀가분한 마음"이라며 "한 사람의 힘으론 개혁을 이룰 수 없고 혼탁한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절절히 느낀 4년여의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광주·전남 현역 국회의원 18명 가운데 소 의원이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역 예비후보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총선 지형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하고 있다.

소 의원의 갑작스런 이탈로 '무주공산'이 된 순천갑 선거구 판세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경쟁 후보들은 소 의원이 떠난 선거구 지지층을 어떻게 흡수할지 정치적 이해타산과 유권자들의 표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순천갑은 민주당에서 김문수 이재명 특보(55)와 서갑원 전 국회의원(61), 손훈모 변호사(54),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58)이 국민의힘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59), 진보당은 이성수 전남도당 위원장(54)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텃밭인 순천은 경선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치열한 공천 전쟁을 앞두고 있다.

순천은 선거구 획정이 최대 변수다.

민주당은 획정안 원안대로 진행할 방침이어서 순천 분구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야 합의를 통해 최종안이 결정되는 만큼 지역 정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획정안대로 진행될 경우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순천·광양·곡성·구례을 두 선거구는 '순천시 갑', '순천시 을', '광양·곡성·구례'로 2석→3석으로 1석 늘어난다.

선거구 획정에 따라 예비후보들의 출마 지역과 공약도 달라질 것으로 보여 최종안이 나올 경우 순천 총선 시계도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근 민주당이 인재영입한 광양 출신 정한중 교수(62)를 '순천시 을'로 전략공천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순천 한 예비후보는 "소 의원 불출마 선언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선거구 획정, 민주당 경선 일정 등 여전히 '깜깜이'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소 의원은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한 뒤 대전지검장과 대구고검장을 거쳐 2013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전관예우 관행을 끊기 위해 대형로펌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은 채 농협대와 순천대에서 후진 양성에 힘써 왔다.

소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인재영입 4호로 입문해 중앙당 전략공천을 통해 순천에 내려와 10년 만에 순천에서 민주당 깃발을 다시 꽂았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