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족여행 취소' 폭발물 소동에 광주공항 승객들 '발 동동'

"전부 취소했다" 급하게 부산발 항공편 알아보는 승객도
제주·김포행 항공기 8편 취소, 도착편도 7기 결항 결정

19일 오후 광주 모 공군부대 폭발물관련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광주공항 출발·도착편 항공기가 모두 결항돼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탑승장 안까지 들어갔다가 결국 다시 돌아나왔어요. 웬 날벼락인가요."

19일 오후 3시 20분 광주공항. 인근 공군부대 우체국의 폭발 의심물 발견으로 항공편이 결항되자 곽경륜 씨(23)는 "미련이 남아서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씨는 10년지기 친구들과 3박4일 제주 여행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체크인까지 마치고 탑승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때 비행기가 한두차례 연착되는가 하더니 결국 방송으로 '결항' 통보를 받고 돌아나와야 했다.

그는 "호텔과 렌터카, 돌아오는 비행기까지 전부 환불 요청을 해뒀지만 아쉬움이 커서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러운 결항 소식에 환불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도 있었다.

문효은 씨(22·여)는 "항공사에서 단체로 나눠준 '결항 확인서'에 이름도 적혀있지 않아 숙박 시설에서 전액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예비신랑과 함께 제주도 웨딩촬영을 가려던 윤지우 씨(33·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윤 씨는 "내일 촬영이다. 몇달 전부터 유명한 사진작가를 섭외하고 미용실을 예약했는데 날짜를 옮길 수가 없어 오늘 안에 무조건 가야한다"며 "지금 급하게 부산이나 대구로 이동해 그쪽에서 출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오후 광주 모 공군부대 폭발물관련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광주공항 출발·도착편 항공기가 모두 결항돼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첫 가족여행 취소에 속 타는 부모 마음을 아는 것인지 9개월 아기는 공항이 떠나가라 '엉엉'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머니 양모 씨는 "아기를 데리고 가는 첫 여행이었는데 취소가 돼 망연자실했다"며 "처음 전화로 '지연' 안내됐을 때까지만 해도 취소될 줄 몰랐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 아기가 너무 힘들어하고 보채서 이제는 집에 가야할 것 같다"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예기치 못한 사태에 광주공항 측도 혼란스러운 상태다.

한 공항 관계자는 "폭발물 의심 신고가 들어온 곳이 광주공항 일반인 이용시설이 아닌 군 시설이라 직원들에게도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언제 속개될 지 대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52분쯤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내 우체국에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돼 광주공항 활주로가 전면 폐쇄됐다.

오후 2시 15분 출발 예정이던 제주행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행과 김포행 항공기 8편의 출발이 취소됐고, 광주공항 도착편인 여객기 7편도 결항 결정이 내려졌다.

공군은 오후 3시 50분을 기해서야 발견된 폭발물 의심 소포가 폭발물이 아닌 것으로 최종 발표했다.

해당 택배물 안에는 축구화 등 일반 물품들이 들어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