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평균연령 60.7세…인구 절반이 65세 넘는 이곳은 어디?

전남 읍면서 가장 적은 강진 옴천면…전체 인구 500명대
청정환경 기반 토하젓갈·산촌유학센터로 지역활로 모색

강진 옴천 토하잡이.(강진군 제공) ⓒ News1

(강진=뉴스1) 박영래 기자 = '목리 이장 할래? 옴천면장 할래? 라고 물으면 목리 이장 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포구에 자리잡은 강진읍 목리는 산해진미가 풍성한 반면 산골짝 험지인 옴천면은 농토나 생산물이 옹색한 것을 빗댄 말이다.

'옴천면장 맥주 따르데끼'라는 관용어구도 회자되고 있다. 1960년대 기관장 회의를 마치고 옴천면장이 맥주를 대접했는데 맥주 한병으로 7잔을 따르고도 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맥주 한 병 넉넉하게 대접하기 힘든 옴천면의 어려웠던 살림살이로 거품만 가득 따를 수밖에 없었던 면장의 고육책이었다.

설 연휴 전 <뉴스1>이 만난 현직 옴천면장인 송승언 면장은 "이왕이면 그런 이야기는 기사에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외지인들 입장에서는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지만 옴천면 주민들에게는 오랜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규모도 작고 오지 중의 오지였던 옴천면은 현재도 전남의 읍면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에 꼽힌다.

2023년 12월 말 기준 옴천면의 전체 인구는 602명으로 600명대를 유지했으나 한 달 새 4명이 줄면서 1월 말 기준 인구는 598명이다.

옴천면 주민들의 평균연령은 무려 60.7세에 이른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50.1%에 이르는 극단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다.

이같은 인구흐름이 지속된다면 옴천면이 완전히 소멸될 시점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불안한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지역소멸 위기를 딛고 활로를 찾으려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은 어느 지역보다 분주하다.

강진 옴천 토하잡이.(강진군 제공) ⓒ News1

옴천면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자연환경을 그 전면에 내세웠다. 옴천면은 월출산의 지맥인 활성산에서 발원한 제비내와 깃대봉에서 발원한 세류천이 오추에서 합류해 장흥군 유치면의 탐진강으로 흐른다.

불교와 연관된 옴천이라는 지명은 조용하고 맑은 물이 있어 고승들이 불경을 외우고 참선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청정 1급수에서만 사는 토종 민물새우 토하로 담근 토하젓갈은 지역의 대표 특산품이 됐다. 옴천 토하젓은 맛이 고소하고 향이 그윽해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일찌감치 이름값을 했다. 입맛을 돋워 '밥도둑'으로 불린다.

강진군은 토하 서식장 조성사업을 통해 단지화, 규모화에 나서 유통과 가공을 활성화 한다는 구상이다.

젊은층 유입을 위해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해 유학생들을 유치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전략도 세웠다.

강진 옴천 구절초동산.(강진군 제공) ⓒ News1

전남도교육청이 2024학년도 1학기 농산어촌유학생을 모집한 결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광주, 부산, 경남 등 전국에서 모두 191가구 291명의 학생이 참여하기로 했다.

옴천초등학교의 경우 승마·풍물·체험 등 전인교육을 실시하면서 유학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대규모 구절초 공원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옴천면 좌척마을 입구 산기슭 1만여평의 구절초단지는 지역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강진군은 민선8기 공약사업 중 하나인 '강진 미 프로젝트'를 통해 곳곳에 꽃밭을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와 힐링공간을 마련해 왔다.

송승언 옴천면장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인구 600명 이상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