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강위원 출마 포기…'비명계' 송갑석 지역구 판세 '출렁'

과거 성희롱·음주운전 경력 등 당에 부담…후보 검증 신청 철회
광주 서구갑 선두권 이탈에 안갯속…강위원 지지세 향방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8월16일 비공개로 열린 특별보좌역 회의에서 강위원 당대표 특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강위원 페이스북)/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호남 대표 '친명계'(친 이재명계)인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특보가 총선 도전을 접으면서 '비명계'(비 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강위원 특보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강 특보는 "'계속심사' 대상으로 당이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부담된다"며 "규정상 적격 여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총선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5기 의장 출신인 강 특보는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 전국혁신회의 사무총장을 맡으며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해왔다.

광주 서구갑은 호남의 대표적인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서는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강위원 특보, 김명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박혜자 전 의원,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출사표를 냈다.

국민의힘은 하헌식 전 서구갑 당협위원장, 정의당은 박형민 정의당 서구갑 지역위원장, 진보당은 강승철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출마를 결정했다.

강 특보는 지난해 전국을 돌며 '친명계' 조직을 꾸리다보니 정작 지역구인 서구갑에서는 활동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친명계 대표주자로 알려지며 지난해 9월 첫 여론조사 이후 3개월만에 지지율은 수직 상승해 '재선' 국회의원인 송 의원을 맹추격했다.

KBC광주방송이 지난해 9월21~2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광주 서구갑 첫 총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송갑석 23.1%, 강위원 12.9% 등 두 자릿수 차이가 났다. 김명진 10.2%, 박혜자 6.6%, 조인철 4.5% 순이었다.

지난달 14~15일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는 송갑석 20.8%, 강위원 17.9%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했다. 이어 조인철 14.0%, 박혜자 11.9%, 김명진 11.3%였다.

뉴스1광주전남본부와 광남일보, 광주매일, 남도일보, 전남매일 등 5개 언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송갑석 22.1%, 강위원 19.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이어 조인철 11.7%, 박헤자 9.3%, 김명진 6.7%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친명계' 강 특보와 '비명계' 송 의원의 대결구도 속에 서구갑은 이번 총선 광주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강 특보가 총선 출마를 접으면서 서구갑 선거 판세는 안갯속으로 빠졌다.

생각에 잠긴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뉴스1

우선 유력 경쟁자가 빠지면서 현역인 송갑석 의원의 독주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 의원은 전남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4기 의장을 지낸 86세대다. 20대 국회 때 광주 유일 민주당 국회의원, 21대 국회 광주 유일 재선 의원으로 '광주의 민원실장'으로 불렸다.

2022년까지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을 맡아 5·18진상규명 특별법, 한전공대 특별법,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광주형일자리 지원법 국회 통과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역할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광주 군 공항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을 추진,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국회 통과를 이끈 만큼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

변수는 강 특보 지지세와 조직이 어느 후보에게 향하느냐다.

강 특보와 조인철 전 부시장, 김명진 전 선임행정관 등 3명은 모두 '광주 서석고 동문'이다. 강 특보의 지지세가 동문 중 1명에게 쏠리면 송갑석 의원에 맞설 새로운 복병으로 부상할 수 있다.

경선 대결 구도도 변수다. 양자 대결이냐 3자 대결이냐에 따라 판세는 또 달라진다. 현역 교체여론이 높아 양자 구도면 현역이 다소 불리하고 다자 구도면 도전자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게 보편적인 분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당장 강 특보의 지지세가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역 교체 여론이 있기 때문에 송갑석 의원에 대한 안티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