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중도금 이자 못내는 사태…'아델리움57' 분양자 속 졸여
주택도시공사 보증보험 미가입, 한국건설 유동성 위기에 불안감
은행들 '중도금 이자 상환하라' 안내문…월 수십만원 부담할 판
- 박영래 기자,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이수민 기자 = 광주와 전남에서 아파트 건설을 주 사업영역으로 하는 중견건설사 한국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대형평수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아델리움57'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고금리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건설 원자재가 상승 등을 견디지 못한 아파트 사업장들이 줄줄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분양계약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은 12일 광주 동구 등에 짓고 있는 4개 단지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에게 중도금 이자 납입 지연에 따른 사과와 함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한국건설은 "회사가 시공한 사업과 관련해 고객님의 중도금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회사를 믿고 아델리움을 선택해주신 고객님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권은 11일 해당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한국건설 측이 내야 할 중도금 이자상환을 요구하는 안내문자를 보냈다.
해당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중도금을 추가로 대출해 줄 수 없고, 건설사 측이 중도금 이자를 내지 않았으니 수분양자가 직접 내라는 내용이다.
해당 아파트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임대분양 등이 이뤄져 중도금 대출이자를 한국건설이 부담하고, 한국건설이 이를 부담할 수 없을 경우엔 수분양자가 부담하는 형식의 계약이 포함됐다.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이자를 은행에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개인적인 신용도 문제 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중도금 이자는 세대당 매월 7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분양계약자는 "중도금 이자만 한달에 70만원인데 완공될 때까지 무슨 수로 부담하느냐"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건설의 유동성이 더 악화할 경우 30세대 미만의 소규모 대형평수 위주로 공급하고 있는 '아델리움57' 아파트다.
현재 국내서는 30가구 이상의 주택을 선분양(건물을 짓기 전에 분양하는 것)하려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분양보증 없이는 분양을 진행할 수가 없다.
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보증기관이 주택분양의 이행이나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의 환금을 책임져 소비자를 보호하게 된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소규모 아파트 분양의 경우 자유로운 분양가 책정과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30세대 미만으로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소규모 세대 사업장은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수분양자들은 억대의 계약금을 날리지 않을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건설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객님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을 비롯해 광주와 전남의 상당수 주택건설사들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침체돼 있고, 물가상승에 따른 건설 원자재가 상승 등이 건설사를 옥죄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동성을 버텨내지 못한 아파트 사업장들이 줄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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