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막자" 지역사회‧향우들 힘 모아 '무료주택'…이곳은?

제주서 영암 금정으로 이주한 '4형제 가족' 첫 집들이
꾸준히 집 지어 공급 예정…소멸위기 딛고 활력 되찾아

절기상 소한인 6일 오후 전남 영암군 금정면 아천리 장동마을. 약간은 매서운 소한추위 속 '4형제 가족'의 이사가 한창이다. ⓒ News1

(영암=뉴스1) 박영래 김태성 기자 =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준 지역사회에 감사드립니다."

절기상 소한인 6일 오후 전남 영암군 금정면 아천리 장동마을. 약간은 매서운 소한추위 속 '4형제 가족'의 이사가 한창이다.

제주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4형제와 부모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나서 이사를 도왔다.

새로 입주하는 집은 33평 규모의 1층짜리 단독주택. 주황색 기와와 적벽돌이 조화를 이룬 리조트급의 아늑한 현대식 주택이다.

주택이 지어지는 반년 동안 인근 용두마을회관에서 생활해 왔던 4형제 가족은 널찍한 보금자리 입주에 웃음꽃이 활짝이다.

초등학생 3명과 중학생 1명으로 구성된 4형제의 어머니 이모씨(50)는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새집을 마련해 준 지역사회에 너무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금정면 주민들은 조만간 4형제 가족의 조촐한 입주식도 열어줄 예정이다.

4형제 가족이 최소한의 임대료만 내고 살 수 있도록 한 이 '공짜주택'은 금정면 출신 기업인인 와이마트물류의 김성진 회장(54)이 사재를 들여 지었다.

토지 매입과 주택 건축 등에 4억원가량이 투입됐다.

우승희 전남 영암군수(오른쪽)와 김성진 와이마트물류 회장이 귀농귀촌 활성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 News1

"지방소멸은 막자"며 지역사회와 향우들, 초등학교 동문 등이 의기투합해 결실을 맺은 첫 사업이다. 금정면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 가운데 초등학교 취학자녀가 있는 가정에 사실상 공짜주택을 제공하기로 한 1호 주택이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만원 임대주택' 등을 제공하는 타 지역과 달리 금정면의 경우는 순수하게 지역사회와 향우 등이 나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성진 회장은 지난해 초 제주에 살던 4형제 가족의 아버지가 영암으로 직장을 옮긴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직접 접촉에 나서 금정으로 이주를 이끌어냈다.

김성진 회장과 지역사회는 이번 1호 주택을 시작으로 앞으로 1만평 규모에 임대주택을 지어 꾸준히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금정면으로 귀농귀촌하는 가족들이 취업을 원할 시 와이마트나 와이식자재마트에 취업까지 보장하겠다고 김성진 회장은 약속했다.

이번에 이주한 4형제 가족의 어머니 이씨도 이사를 마치는 대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한 와이식자재마트에서 일할 예정이다.

김성진 회장은 "살 집이 제공되고 직장과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다면 앞으로 농촌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학기에 이들 4형제가 금정초·중학교에 각각 입학하면서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는 25명, 중학교는 9명의 학생수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학생수 감소로 인해 금정초·중학교는 1999년 9월 교육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통합운영 시범학교로 출범했다.

특히 금정초는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으면서 지역사회와 동문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영암 금정초중학교. ⓒ News1

학교 활성화를 위해 금정면에 연고를 갖고 있는 여자프로골프선수 임은빈·유해란 선수, 지역에 자리한 아크로cc, 영암교육지원청 등이 협력해 금정초등학교를 골프특성화학교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역주민과 이장단, 사회단체, 향우회는 금정면민장학회를 설립해 재학생 해외연수와 견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선심 금정초‧중학교 교장은 "폐교위기까지 내몰렸던 학교가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나병수 전 재광금정면향우회장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지역주민과 졸업생, 향우 등이 하나돼 지역발전과 학교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12월말 기준 금정면의 전체 인구수는 2017명이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