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법원 새해 첫달부터 주요 재판 속도…검경브로커 재판 줄이어
휴정기 종료 첫주부터 검경브로커 관련 재판 줄줄이
지자체장 등 재판도 속도…막걸리 청산가리 재심 여부 관심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휴정기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광주법원이 새해 첫달부터 검경브로커 연관 사건, 지자체장들의 공직선거법 등 주요 사건들에 대한 재판에 속도를 낸다.
법원 전체 인사가 2월 중순쯤 예정된 만큼,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변경될 다음 재판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법원은 휴정기를 마치는 이달 8일 검경브로커의 비리를 터트린 탁모씨(44·구속 재판 중)에 대한 재판을 연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탁씨는 2021년쯤 모 회사와 가상화폐 투자를 유도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탁씨는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검경브로커 성모씨(62)에게 18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자백했다.
9일에는 성씨로부터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탁씨에 대한 수사 무마나 축소를 청탁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무관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다.
같은주 11일에는 검경브로커 성씨에 대한 결심공판이 예고됐다.
성씨는 수십년 전부터 쌓아올린 경찰 고위직 인사들과의 인맥을 내세워 피의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의혹과 함께 금품성 경찰 승진인사에 관여한 의혹, 지자체 관급공사 수주에 관여한 의혹이 쏟아져 올해 별도 기소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성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1301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탁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 또는 축소해 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찰수사관에 대한 속행 재판이 열린다.
이 재판에선 탁씨 등이 법정 증인으로 채택돼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피고인과의 첨예한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검찰은 수사무마·승진청탁 등 전현직 경찰 20여명을 상대로 신병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 검경브로커와 관련한 재판이 다수 열릴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전남 지자체장들 재판은 올해도 이어진다.
변호사비 대납으로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이병노 담양군수는 검찰과 항소심에서 올해 다시 법정공방을 벌인다. 양측이 쌍방 항소한 해당 재판은 광주고법 제1형사부가 맡는다.
당선 축하 모임에 참석해 식사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이상철 곡성군수 항소심은 이달 18일 광주고법에서 선고된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 군수에게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홍률 목포시장 항소심은 오는 3월7일 광주고법에서 속행된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광주법원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강종만 영광군수는 피고인 상고로 지난달 12일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됐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현재 불구속 상태로 항소재판을 받고 있다. 박 군수 항소심은 이달 17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전관 출신 변호사 2명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도 약 2년 만인 이달 25일 결심공판이 열린다.
이들은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한 건설업자로부터 2억2000만원을 받고 다른 변호사에게 선임계를 제출하게 해 몰래 변론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법관 인사 등으로 재판부가 4번 변경된 바 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 할머니(93) 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도 약 4년 만인 이달 18일 선고 재판이 잡혔다.
원고 측은 2020년 미씨비시를 상대로 해당 소송을 냈으나 일본 외무성에 보내진 소송 서류가 미쓰비시 측에 전달됐는지 여부도 확인이 되지 않고 미쓰비시 측이 재판 출석도 하지 않아 수년간 재판은 진척되지 않았다.
15년 전 국민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재심 여부도 올해 2월 안까지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백씨 부녀가 2009년 7월쯤 순천 한 마을에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어머니를 포함한 2명을 살해하고 주민 2명에 중상을 입힌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건으로, 당시 검찰의 위조 수사 여부를 두고 재심 개시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고법은 지난해 8월8일 심문기일을 종결한 만큼 법원 인사 전엔 재심 여부가 결론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참사 2주기를 맞는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참사 관련자들은 책임 소재를 두고 2월19일에 1심 재판을 여전히 이어가며, 지난 2021년 9명의 사망자를 낸 학동참사 사건은 3월7일에 항소심 재판이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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