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며칠만에…부모 손에 살해·유기된 영아들

[2023 광주전남 10대 뉴스] 전국 미신고 영아 2236명
광주 136명 출생신고 없어…경찰, 미신고아동 2차 조사

편집자주 ...극심한 가뭄에 수돗물 절약 캠페인으로 새해를 연 광주전남은 올해 역시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경찰사회를 뒤흔든 검경브로커 사건은 파장이 확산하고 있고, 사라진 아이들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난 영아살해 사건은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교사들의 교권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드높았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성공, 속도 내는 광주 복합쇼핑몰사업, 광주군공항 이전 진척 역시 굵직한 이슈로 꼽힌다. 는 올 한 해 광주‧전남을 뜨겁게 달군 주요 10대 뉴스를 선정해 5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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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뉴스1) 최성국 기자 =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신고 영아'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수조사에 들어간 정부와 경찰의 집중 수사로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부모의 손에 살해·유기 당한 사실이 파악되며 전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출산한 기록은 있는 반면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영유아는 2236명에 달한다.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부모는 출산 후 1개월 내로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시도에 통보한 미신고 아동은 광주 50명, 전남 86명이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아이들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했고 신생아를 살해해 유기한 충격적인 사건들도 뒤늦게 밝혀졌다.

30대인 A씨는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 나선 지자체와 경찰이 아이의 소재를 물어보자 두려움에 떨다가 자수했다.

그는 지자체의 미신고 문의전화에 '아이가 살아있다'고 답변했으나 출산 사실을 모르던 아버지의 설득에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A씨는 20대 중반이던 2018년 4월쯤 광주 광산구의 한 모텔에서 생후 3일 된 아이를 살해하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26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생후 이틀된 영아를 살해해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 20대 여성 B씨도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B씨는 2017년 2월쯤 아이의 입과 코를 막아 호흡곤란으로 숨지게 하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미혼에 경제적 상황이 어렵고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B씨에 대한 공판도 내년에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생후 이틀 된 신생아를 야산에 생매장했다고 자백한 30대 여성 C씨도 형사처벌을 면치 못했다.

C씨는 2017년 10월쯤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남자 아이를 출산하고, 이틀 뒤 광양의 한 야산에 아이를 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매장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6년 전 매장 추정지로 지목된 산자락에서 정밀 발굴 조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지만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재판에 넘겨진 C씨에게는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전국 경찰은 보건복지부가 통보한 미신고 아동들에 대한 2차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