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생 자녀 편의점 놔두고 떠난 40대 아버지…항소심도 무죄, 왜?

"경찰서 가서 신고하렴"…아이들 멀리서 지켜봐
'집 떠나 연락두절된 아이들 어머니 찾으려' 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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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10대 아이들을 편의점에 놔두고 떠나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40대 아버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아버지 A씨(44)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21년 4월26일 오후 10시30분쯤 A씨는 광주 서구의 한 편의점에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자녀 3명을 놔둔 채 차를 타고 떠났다.

아버지가 사라진 걸 알게된 아이들은 전화를 걸었고, 아버지는 "근처에 있을테니 경찰서에 가서 엄마에게 연락하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는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다.

경찰은 A씨에게 전화해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고 알렸는데 "아이들 어머니에게 연락해달라"고 인수를 거부했다.

하지만 그는 집이 아닌 경찰서 인근에서 대기를 하던 상황이었다. 아이들이 경찰서로 걸어가는 모습도 모두 지켜봤다.

결국 엄마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A씨는 약 50분 뒤 경찰서에 찾아와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피해 아동들의 어머니는 2020년 9월쯤 집을 나가 약 7개월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 기간 A씨는 홀로 세 자녀를 돌봤다.

A씨는 아내가 광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짐작하고 아이들이 실종 신고를 하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일을 벌였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은 피고인의 지시에 경찰서로 이동했고 피고인이 다시 아동들을 인수하기까지 경찰의 보호 아래 있었던 점, 아동 인수를 일시적으로 거부하기는 했지만 이는 아내를 지구대로 찾아오게 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상황을 종합해보면 비록 피고인의 행위가 매우 부적절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광주로 가는 차 안에서 피해자들에게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간다는 사실을 밝힌 점,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이 무섭지 않았다.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섭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반복적으로 일어난 것도 아닌 점 등을 볼 때 무죄는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