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잡이 어선 17척 화재 한달째…원인 미궁에 어민들 한숨
해경, 추가 감식·참고인 조사 등 예정
- 김동수 기자
(목포=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신안에서 발생한 낙지잡이 어선 17척 화재사건의 원인이 미궁에 빠지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17일 신안군 압해읍 선착장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와 관련 합동 감식 결과 '원인 미상'으로 잠정 결론냈다.
해경은 선주 등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추가로 2차 감식을 할지 여부는 검토 중이다.
선박 사이 간격이 떨어져 있고 다수 선박에서 불이 난 점 때문에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재 당시 신안군에는 풍랑주의보(17일 오전 2시~오후 11시)가 발효된 상태였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선박이 흔들리면서 배터리 자체적으로 전기 합선 등을 일으켜 화재로 번졌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인화성이 높은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로 만들어진 선박이라는 점에서 강한 바람에 순식간에 불이 붙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착장에 계류 중인 선박은 21척, 그중 17척이 모두 불에 탔다. 선박 소유자는 13명으로 주로 낙지잡이 어민이다.
낙지 조업시기(10~12월)를 놓친 어민들은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한 어민은 "선박 지원 등 정확한 결과가 나오질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며 "장기간 일도 못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마음에 상처만 커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안군은 피해 어민들을 위해 선박 지원 등 관련 보조사업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어민 모두 보험에 들지 않아 실제 보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해경 관계자는 "인화성 소재 선박은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질 않고 전소돼 화재 규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11월17일 오전 7시54분쯤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선착장 인근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주변에 있던 선박 17척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나 해양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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