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광주는 역사 변곡점마다 주요 역할"(종합)

첫 외부 행보 '5·18민주묘지'…고 홍남순·한승헌 묘소 참배
광주법원 종합청사 준공식에선 "재판 지연 해소" 당부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광주법원 종합청사 별관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인권 보호에 헌신했던 선배 법조인들의 발자취를 기리고 현직 법관들에게 재판 지연 해소에 최선을 다 해달라고 주문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명열사묘역 등을 둘러보고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행적들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박지현 수습기자

이후 그는 고 홍남순 변호사와 고 한승헌 변호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1912년 도곡면 효산리에서 태어난 고 홍남순 변호사는 민주화운동 1세대로 평생을 인권변호사와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시대의 의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고인은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로 재직하던 1980년 5월26일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신군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서울에 배포하려 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1981년 12월25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될 때까지 597일간 구금됐다.

한승헌 변호사는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검사로 재직하다 196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독재정권 시절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사건 등 군사정권 시절 수많은 시국사범을 변호하다 옥고를 치르는 등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조 대법원장은 방명록에 '오월 영령들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사법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자유를 기필코 수호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오월영령을 기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사법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자유를 기필코 수호하겠습니다'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2023.12.19/뉴스1 ⓒ News1 박지현 수습기자

곧바로 광주법원으로 이동해 '광주법원 종합청사 별관 준공식'에 참석한 대법원장은 법원 구성원들에게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법원장으로 취임하고 첫 외부 일정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에서 법원 별관 신축을 축하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광주는 수많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광주법원도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중추 법원으로서 오랜 기간 그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다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법부는 그동안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도 "날로 높아지는 국민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무엇보다 재판 지연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해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법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대법원도 광주법원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광주법원 종합청사 별관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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