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공항→무안 이전 '합의'…군공항 이전 새 전기 마련?(종합)

강기정·김영록 합의문 발표…주민 설득 지원 노력도 담겨
무안 주민 설득 동력 확보 등 기대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7일 오후 나주 혁신도시 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시·도지사 회담에서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17/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을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광주시와 전남도의 입장차가 좁혀지면서 공항 이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17일 나주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서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 관련 양자 회담을 갖고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양 시도지사는 이날 오후 2시에 만나 논의 후 3시50분쯤 1차 합의를 했고 세부 문구 조정을 거쳐 4시15분쯤 합의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시·도가 협의해 광주 민간공항을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민간·군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무안군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소통하고 적극 설득하기로 했다. 양 시도는 국방부, 지방시대위원회, 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소음피해대책 마련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무안군 수용성 제고를 위한 방안도 담았다. 광주시는 이전주변지역 주민 지원사업비를 담보하기 위해 지원 기금 선 적립을 포함한 '광주 군공항 유치지역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무안군 발전을 위해 '무안 미래 지역발전 비전'을 추진하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서 항공사 재정지원, 국제행사 유치, 시도민의 이용편의 제공 등을 공동 노력한다.

양 시도는 KTX 2단계 개통에 맞춰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전남도·무안군과 인접 시군이 함께 공동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간공항 문제가 처음으로 합의문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광주시가 통 큰 양보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 추진 관련 광주시·전남도 공동 발표문. (광주시 제공) 2023.12.17/뉴스1

특히 군공항 유치에 나서왔던 함평군과 관련해서도 거론하지 않으면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동시 이전시키기 위해 뜻을 함께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도는 그동안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 민간·군공항이 동시에 무안으로 이전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그동안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전남도의 군공항 이전 확정시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 요구에도 광주시가 답을 하지 않았었다.

이번 합의를 통해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진전을 담보로 민간공항을 호남고속철도 2단계에 맞춰서 이전하기로 하면서 무안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무안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도 광주시와 전남도가 함께 진행하기로 하고 주민 수용성을 위한 지원책을 준비하기로 하면서 군공항 이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해석하지 않고 다음에 진전이 있을 때 의논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시도지사가 만나 추가적인 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합의문을 작성한 뒤 기자들을 만나 "충분히 토론과 논의를 했다"며 "무안군 발전을 위해서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필요하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함께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생각과 변한 것은 없다"며 "지난 5월10일 합의한 항목 중 3번의 민간공항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지사는 "강기정 시장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줬고 함께하기로 했다"며 "대단히 높이 평가한다. 합의문에는 없지만 필요하면 무안군수를 만나러 같이 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절체절명의 시점에 와 있다. 더이상 미룰 수가 없다"며 "시기를 못박지는 않겠지만 광주시와 전남도가 함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