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한돈 36만원대…금값 올라 거래 활발? 광주 금은방은 '썰렁'
지난해 같은 시기 10돈 목걸이 구입 시 40만원 올라
소비 위축 겹쳐 손님 발길 뚝…판매상들 폐업 고민
- 이승현 기자, 조현우 인턴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조현우 인턴기자 = "금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늘었다지만 우리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에요."
11일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귀금속 도매상가. 20년째 금은방을 운영 중인 박모씨(64·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여름부터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던 금값이 10월28일 24k 한돈에 37만4000원으로 최정점을 찍었다. 이는 2014년 금시장 개설 후 역대 최고가다.
이후 비슷한 선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손님들의 발길은 오히려 뚝 끊겼다.
값이 더 오를까 하는 기대심리에 매물을 내다 파는 사람이 드물고,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에 섣불리 물건을 구매하러 오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9일 기준 한국금거래소 순금 한돈(3.75g)값은 36만3000원으로 지난해 동월동일 대비 11.86%(3만8500원) 증가했다. 10돈짜리 목걸이를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약 40만원이 오른 셈이다.
박씨는 최근 판매기록지에 잉크를 올려본 적이 언제인지 까마득할 정도로 사실상 거래 자체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도매상가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따금씩 이어질 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금값이 올랐다는 보도를 접하고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을 팔러온 대학생 손님도 있었지만 0.64g 적은 양의 자투리 금 귀걸이에 불과했다.
돌반지 등 필요에 의해 구매 결심을 하고 매장을 찾았다가 금 시세와 세공비를 포함하면 한돈에 34~35만원을 오가자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과거 10만~20만원대에 돌반지를 샀던 기억이 있어 구매가 망설여진다는 이유에서다.
가족 반지를 맞추기 위해 방문한 일가족도 한참 동안 고민을 이어가기도 했다.
일반 금은방에 비해 도매상가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시민들은 이미 과거와 비교해 금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체감하고 있고, 여기에 고물가 현상으로 지갑을 닫는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자들은 "금값이 올라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것과 안전자산인 금을 구매하는 발길이 이어진다는 건 서울에서나 통하는 이야기"라며 "지방에서는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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