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다가오니…또 불거진 '기아 광주공장 이전'

8일 광주서 토론회…정작 당사자인 기아는 "왜 자꾸"
"뜬구름 잡기식 논의…정작 시급한 건 금호타이어 이전"

기아 오토랜드 광주.(기아 제공)ⓒ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회사 자체적으로 광주공장 이전을 단 한번도 검토한 적이 없는데 선거철만 되면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또다시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도심에 자리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불거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산업계 한 인사는 이를 두고 "선거철이 다가왔다는 의미"라고 비판했으며, 기아는 "정치권이 기업의 고유한 비즈니스 영역에 끼어들어 왜 자꾸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미래차 국가산단 활성화와 기아차 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8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토론의 좌장은 내년 총선에서 기아 광주공장이 자리한 광주 서구갑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한 강위원 더광주연구원장이 맡았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이 발제를 하고 박수기 광주시의원, 이정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학부장, 김덕모 광주그린카진흥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정작 이해당사자인 기아는 이번 토론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토론에서는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규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에 100만평 규모의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이 포함되면서 이곳으로 기아 광주공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불거진 기아 광주공장 이전 논의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현 가능성은 배제된 채 10년 넘게 총선이나 지방선거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불거지는 단골메뉴가 바로 기아 광주공장의 이전논의였기 때문이다.

광주공장 이전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기아는 "회사 내부에서 광주공장 이전을 논의하거나 거론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도돌이표처럼 또다시 부상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News1

세계적으로도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경우는 있어도 공장을 셧다운하고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해 정치권이나 지자체가 독단으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데 대한 불만과 불편도 나오고 있다.

역으로 정작 이전이 시급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과 관련해서는 정치권에서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이전논의가 시작된 지 4년째 접어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에 대해 정치권 등은 그동안 별다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시설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공장 이전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절차인 '공장부지 용도변경'을 놓고서 광주시가 반대하면서 한발짝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개발이익이 큰 상업용지로 바꿔 매각해야 최소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광주시는 위법소지를 들어 '선 용도변경'을 반대하고 있다.

원만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이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대처에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5일 "실현 가능성이 전무한 기아 광주공장 이전을 논의하는 건 선거를 앞둔 이슈 선점도 안닌 것 같다"며 "그보다는 당장 시급한 금호타이어 이전문제나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등 법정관리 등 지역경제 현안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