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드러난 34년 역사 검도부의 민낯…실업팀 총제적 문제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34년 역사를 지닌 광주 북구청 검도부에서 소속 선수의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간 실업팀이 안고 있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

광주 북구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28일 61일간 활동을 마무리하는 결과보고서를 통해 광주 북구청 검도부 운영의 총체적 부실을 확인하고 8개 분야 27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검도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광주시 검도회 유착과 개입 의혹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 운영 부실 △선수단 지도와 관리·감독 부실 △선수단 임용과 재임용 체계 부적정 △물품(검도장비 등) 구입과 관리 부적정 △임차 차량 운영 관리 소홀 △유류비 집행 업무 부적정과 소홀 등 8개 분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위는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에 시 검도회 임원이나 관계자를 배제하도록 조례로 제한하고 있으나 시 검도회 관계자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며 '유착과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시 검도회 관계자가 선수 임용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학연·지연이 얽힌 신규임용과 재임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유령업체와 고가로 검도장비와 훈련용품 등을 거래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령업체는 시 검도회 경기이사가 운영하는 검도관의 지도사범이 대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마다 수천만원이 쓰이는 물품 구입과 예산 집행도 방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위는 선수단의 물품관리 소홀, 지도·감독에 손을 놓은 소관 부서의 운영체계, 감독과 선수에게 몰린 과도한 재량권 등을 꼬집었다.

특위는 시정조치 요구사항으로 △성비위 사건과 검도부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자 징계 △검도부 감독과 코치의 겸직금지 규정 마련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에 시 검도회 임원 배제 △선수 임용 과정에 시 검도회 관계자와 감독 참여 금지 등 27건을 주문했다.

특위는 총체적인 검도부 부실 운영의 원인을 34년간 한 실업팀을 운영해온 매너리즘과 북구청의 운영 의지 결여, 방만한 운영 등으로 봤다.

공직사회 조직 특성상 빈번한 조직개편과 담당자 변경에 따라 업무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못해 북구청의 관리가 허술해졌고, 이 틈을 시 검도회가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특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광주시 검도회에 검도부 운영 이관을 검토할 것 △예산 투입 대비 효율적인 운영 방안 강구 등을 요구했다.

선수들의 미래 보장을 위해 검도부를 아예 해체할 수는 없으니 관리·감독의 여건이 충분하고 지속가능한 시 소속으로 이관하자는 것이다.

최기영 행조특위원장은 "성비위 사건의 배경엔 4년여간 부실했던 선수단 관리와 소관 부서 지도·감독의 부재, 방만한 운영 등 총체적 부실과 문제점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북구청은 시정조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검도부를 원점에서부터 전면 재검토하라"고 밝혔다.

앞서 광주지법 제11형사부는 8월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광주 북구청 소속 운동선수 A씨(32)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광주 한 모텔에서 항거불능 상태에 놓인 20대 피해여성 B씨를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죄 사실을 모르던 북구는 그의 퇴직을 받아들이고 1800여만원 상당의 퇴직금 등을 지급했다.

이후 북구청이 실시한 검도부 특별감사에서는 또 다른 선수가 2021년 성추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나 해당 사실이 숨겨진 것으로 파악돼 물의를 빚었다.

북구의회는 검도부 운영 전반에 대한 심도있는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9월 행조특위를 구성해 총 7차례 회의와 1차례 현지확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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