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1년 만에 터미널부지로 백화점 이전 급선회…왜?

이마트 부지서 터미널 부지로 변경…"1순위 방안 복귀"
광주시·광주신세계·금호고속 터미널 복합화 투자협약

강기정 광주시장(가운데)이 27일 오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왼쪽), 박세창 금호그룹 사장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광주시 제공)2023.11.27/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확장 계획을 기존 이마트 부지에서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금호 유스퀘어 문화관으로 변경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신세계는 27일 터미널 부지인 현 유스퀘어 자리에 쇼핑‧문화‧예술이 복합된 랜드마크 백화점을 만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현 백화점 옆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에 프리미엄 백화점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지 1년 만의 급선회다.

광주신세계는 그동안 사업비 9000억원을 들여 현 백화점보다 영업면적이 4배 늘어난 프리미엄 백화점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 건립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1월 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밟아왔으나 1년 가까이 난항을 겪었다.

광주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는 지난달 백화점 확장 이전과 관련한 지구단위 계획 심의에서 7가지 보완 의견과 함께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일부에서는 행정 절차가 난관에 부딪히면서 신세계가 이전 부지를 변경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애초 터미널 부지 개발이 '1순위 방안'이었다며 금호측과의 협상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금호측의 말을 종합하면 부지 변경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호측은 터미널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사업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유스퀘어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유스퀘어 광주버스터미널은 일 평균 9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금호는 애초 터미널 건립 당시 광주의 일 평균 버스 이용객이 4만50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해 2배 규모로 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TX와 비행기 이용객이 늘고 버스 사용객은 줄면서 현재는 일 평균 87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호측 관계자는 "애초 계획보다 10분의 1가량 이용객이 줄어 터미널 공간은 넘치는 상황"이라며 "터미널을 줄이고 유스퀘어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광주신세계 프리미엄 백화점 Art & Culture Park 조감도.(광주시 제공)2023.11.27/뉴스1

광주신세계는 현 백화점과 연계해 유스퀘어 문화관을 확장하는 안을 1순위로 두고 금호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수년간 터미널 부지 매각 대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차선책인 이마트 부지 활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다 최근 금호측과 터미널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원안'으로 계획 변경이 이뤄지게 됐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지난 9월 취임한 이후 터미널 활용 방안이 급부상한 것도 한 이유로 보고 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사업성 차원에서 현재 백화점과 맞닿아 있는 터미널을 활용하는 방안이 최상의 선택이었다"며 "기존 개발안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있어 장소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신세계 확장 이전과 관련한 세부 내용은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부지를 매매할지, 임대로 할지, 백화점 규모나 콘텐츠, 용적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 금호그룹은 이날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신세계 백화점 확장을 이마트 부지에서 유스퀘어 문화관으로 이전 추진하고 터미널 일대를 광주시 대표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안이 담겼다.

지역 인력 우선 채용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 지역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백화점 규모나 세부 사항은 추후 실무 협상을 통해 다듬기로 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확장 이전 부지가 변경되면서 애초 2024년 착공 2027년 완공 계획은 물리적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역사회와 상생 방안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