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금이 김치냉장고 극성수기…공장 가동 못하면 '딤채'는 끝장"

위니아 법정관리 두달째…직원 출근했지만 운영자금 없어
담보물건도 없어…올 안에 재가동 못하면 사실상 폐업해야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9번로에 위치한 위니아 광주공장./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김장철을 맞은 지금이 김치냉장고 극성수기입니다. 서둘러 공장 가동을 못하면 '딤채'는 사실상 끝장나게 됩니다"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널리 알려진 위니아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졌지만 생산라인 가동은 요원한 상황이다.

김치냉장고 최대성수기인 11월과 12월에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할 경우 기업 정상화 절차에 돌입하더라도 사실상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19일 오전 찾은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9번로. 위니아 광주공장의 정문은 굳게 철문이 닫혀 있고 몇몇 직원들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9월20일 위니아전자를 시작으로 25일 대유플러스, 10월4일 위니아 등을 연이어 법정관리 신청했다.

법원은 위니아에 대해 11월6일까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주주목록을 제출받은 뒤 7일부터 20일까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을 신고받을 예정이다.

이어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조사를 거쳐 내년 1월16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받고, 이를 인가할지 검토하게 된다.

법원은 자산현황과 회생계획안을 검토하고 관계인집회를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은 후 회생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반대로 법원은 관리인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되면 청산절차를 밟는다.

이 때문에 위니아 노동자들은 현 경영진이 긴급자금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14일 오후 광산구 하남산업단지관리공단 소회의실에서 열린 '대유위니아 협력기업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협력업체 대표 등과 대유위니아 계열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광주시 제공)2023.11.14/뉴스1 ⓒ News1

위니아 광주공장 생산직 직원 250여명은 지난주부터 회사에 출근해 공장 가동을 준비중이나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와 부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선 공장가동, 후 대금결제 등을 조건으로 공장가동의 시급성을 설득하는 상황이지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선급금을 주지 않을 경우 납품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노동부, 여당, 광주시가 잇달아 대책회의를 갖고 위니아 협력업체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위니아 생산라인 가동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근수 금속노조 위니아딤채지회 부지회장은 "1년 중 제일 바쁠 때인데 생산라인이 멈춰선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라인 조기 가동을 위해서는 현 경영진의 긴급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 그렇지만 지난달 26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은 공장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위니아는 별다른 담보물건도 남아 있는 게 없다보니 금융권에서 운영자금을 차입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위니아 직원들은 조만간 공장가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이 닥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니아 노조 관계자는 "10, 11, 12월이 김치냉장고 최대 성수기다. 회생절차 결정에 앞서 긴급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공장을 먼저 돌리는 게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