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립제2요양병원'…광주시 "정상화 위해 노조와 대화"

수탁 운영 전남대병원, 적자 감당 못해 운영 포기
3차례 수탁 공모에도 대상자 없어…노조 "시 직영 요구"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립제2요양병원과 관련해 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광주시 제공)2023.11.14/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가 수차례 위탁 공모에도 운영자를 찾지 못해 갈등을 빚은 시립제2요양병원 정상화를 위해 노조와 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14일 시립제2요양병원 운영 관련 입장문을 통해 "전남대병원의 최종 통보 기한인 17일까지 노조와 함께 상생방안을 찾아 운영 종료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여년간 시립제2요양병원을 수탁 운영해온 전남대병원은 지난 7월31일 계약 기간이 만료하자 운영 포기를 선언했다. 전남대병원은 5년간 2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시의 보전 없이는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근로조건을 포함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0일간 파업을 단행했다. 시는 병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공익적 비용 지원 등 위탁 조건을 변경해 공모하기로 했고 노조는 8월26일 임단협 체결 없이 잠정 복귀했다.

그 사이 환자 전체가 전원하거나 퇴원하면서 병원 운영은 더 어려워졌다. 현재 병원은 부분휴업 형태로 운영 중이다.

시는 올해 세 차례 새 수탁자 모집 공고를 냈으나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 9월 공익적 비용 지원 등 위탁 조건을 변경해 공모했으나 신청기관이 없었다. 시는 임시방편으로 전남대병원과 계약을 올해 12월31일까지 연장했다.

노조는 광주시의 직영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립제2요양병원 사태는 공급확대 등 시대 흐름의 변화가 한몫한다.

시립제2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한 2006년 당시 치매 등 노인성 질환 관리를 위한 요양병원은 민간기피 영역으로 공급확대를 위한 국가정책이 시행됐다.

당시 광주에 요양병원은 7곳 뿐이었으나 10년이 지나면서 광주 요양병원은 62곳에 1만4438병상으로 늘어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전국 1위, 병상 가동률은 67%로 수요 대비 과포화 상태가 됐다.

사회복지시설 용도인 부지의 특성상 일단 병원 운영이 종료되면 동일 장소에 의료기관을 다시 개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광주시는 "환자와 함께 고락을 같이한 직원들의 삶의 터전인 병원을 지키기 위한 노조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도 대승적 차원의 상생 방안을 찾아 병원 운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