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노조, '아동학대 무죄' 교사에 줄소송 건 학부모 고발키로

14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고발장 제출
"수사 기관과 재판부 판결에도 교사 처벌 시도, 엄벌 촉구"

24일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A교사 교권회복 촉구 집회에서 하교 하던 초등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A 교사는 학생 간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책상을 밀쳤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은 이날 A 교사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다. 2023.10.24./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교원단체가 1년이 넘는 법적 소송 끝에 아동학대 혐의를 벗은 교사를 상대로 또다시 지속적인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의 행동을 처벌해달라며 고발한다.

11일 초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정수경)에 따르면 노조는 14일 오후 1시 광주 북부경찰서 앞에서 광주 북구 A초 아동학대 무고 가해 학부모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고발장을 제출한다.

노조는 지난해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윤모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지속적인 소송제기를 협박·무고·명예훼손으로 보고 경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초등교사노조는 "지속적인 학부모의 처벌 시도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교사에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교사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두고도 바뀌지 않는 교실의 무질서와 악성 민원에 경종을 울리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자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교사는 지난해 4월12일 교실에서 싸우는 학생을 말리려 학생들이 없는 빈 공간으로 책상을 밀어 넘어뜨리고, '잘못이 없다'고 적은 반성문을 찢었다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경찰은 윤 교사의 행동을 정서적 아동학대로 보고 검찰에 송치했으나, 광주지검은 윤 교사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난 4월29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학부모가 반발하며 항고장을 냈으나 광주고검도 7월26일 재차 무혐의 처분했다.

학부모는 다시 지난 8월 광주고검의 결정을 법원이 검토해달라며 재정신청까지 제기했으나 광주지법은 지난 10월26일 이를 기각했다.

학부모에게 1279만원, 학생에게 2000만원 등 총 3279만원을 윤 교사와 양지초 교장이 배상해야 한다고 제기한 민사소송 또한 지난 6월14일 기각됐다.

민사소송 재판부는 "어떤 자료와 근거로 정서적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다양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에 상당 부분 재량을 인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윤 교사가 이같은 학부모의 행동을 교권침해로 인정해달라며 신청한 교권보호위원회도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 제기와 소송이 교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 교사를 위해 전국 교사 1800여명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교보위 신청 과정에서는 8000여명의 지지 서명도 이어졌다.

윤 교사는 지난해 아동학대 소송을 당한 뒤 담임 교사에서 배제돼 일반 과목을 가르치다 지난 9월부터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다.

24일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A교사 교권회복 촉구 집회에서 하교 하던 학생들이 A교사를 찾아 인사하자 A교사가 껴안고 있다. A교사는 학생 간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책상을 밀쳤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에 고소당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은 이날 A교사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다.(초등교사노조 제공)2023.10.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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