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상가 10곳 중 4곳 빈 나주혁신도시…어쩌다 이 지경까지?
지식산업센터 분양 위해 근린생활시설 30%까지 허용
인구 4만명인데 상가는 7천개 육박…공급과잉 불러와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상가 공실률이 43.4%로 조사됐다. 전체 상가 6967실 중 3025개실이 비어 있다. 10곳 중 4곳 넘는 상가가 비어 있을 정도로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나주시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7~8월 2개월 동안 혁신도시 내 전체 상가 6967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상가 평균 공실률은 43.4%로 3025개실이 비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층수별 공실률은 1층 40.2%, 2층 이상은 45.9%였으며 특히 3층 상가 공실률은 50.2%로 심각했다.
인구 4만명을 넘지 못하는(9월말 기준 3만9589명) 빛가람혁신도시 내 상가가 이처럼 넘쳐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산학연 클러스터 지식산업센터의 근린생활시설용지를 30%까지 허용했기 때문이다.
2013년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따라 주상복합용지가 상업용지로 탈바꿈했고, 여기에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미분양을 막기 위해 근린생활시설용지를 30%까지 허용하면서 상가 공급과잉을 불러왔다.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공장에 정보통신산업 등 첨단산업의 입주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제조업 외에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 등을 영위하는 자와 기업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당시 혁신도시 분양을 맡은 광주도시공사, 전남개발공사, LH 등 혁신도시 개발 3사가 미분양용지를 해소하기 위해 당초 토지이용계획과는 다르게 땅장사로 쪼개고 바꿨기 때문이다.
빛가람동은 전체 개발면적에서 근린생활용지 및 상업용지가 4.4%에 이르는데 수도권 2기 신도시의 토지이용계획상 상업용지 비율이 2%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기형적인 도시개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거주인구 대비 과도한 상가 인허가로 중심상업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물이 비게 됐고 혁신도시 중심지역의 1층 상가 역시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상황이다.
고육책으로 일부 건물주는 임대보증금 없이 관리비만 내고 상가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둔 이재태 전남도의원은 "근본적으로 가족 단위 정주인구가 늘지 않는 한 혁신도시 상가 공실 문제는 풀기 어려운 과제"라면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될 예정인 공공기관 이전 시즌2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족형 10만 혁신도시를 추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주시는 이번 상가 실태조사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25일 "권역별, 층별 상가 공실이나 운영 세부 자료를 확보해 원인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공실 해소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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