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청장, 시설관리공단 임직원 4명 고발…"음주운전 은폐"

박병규 구청장 "공문 삭제 등 2년 동안 조직적으로 벌어져"
공단 노조 측 "수사 환영, 개인 비리 비호하지 않아"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10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산구시설관리공단에서 불거진 '광산경찰서 공문 무단삭제와 조직적 은폐' 등 불법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병규 청장은 10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산구시설관리공단에서 불거진 광산경찰서 공문 무단 삭제와 음주운전 조직적 은폐를 사법 당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익명부패신고시스템을 통해 공단 임직원 4명이 직원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사실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고 은폐하기 위해 직원 명단을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진상이 드러나자 운전면허 취소 사실을 공단에 통보한 경찰서 공문까지 불법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덕성과 청렴성을 지켜야 할 지방공기업에서 있어서는 안 될 범죄가 2년 동안 조직적으로 벌어졌다"며 "이는 공단 존재 이유마저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 내의 문제는 공단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구에서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에 고발하게 됐다"며 "이번 고발은 공단이 시민 신뢰를 회복하는 첫번째 단추다. 시민께 이로움을 드리는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음주운전을 한 직원과 A팀장과 B본부장, 공단 직원 등 4명을 업무방해,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문서 위조, 재물손괴 혐의로 광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광산구 산하 기관으로 지역 내 폐기물 수집·운반, 공영주차장 운영, 체육시설 관리 등의 부서 업무를 광산구로부터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10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의 '광산경찰서 공문 무단삭제와 조직적 은폐'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산구와 공단은 지난해부터 특정 감사와 직원 징계 등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박 구청장이 고발한 이들 중 A팀장과 B본부장은 지난해 광산구 특정감사와 관련해 사적 대화 녹취록을 언론에 유출하면서 각각 정직 2개월과 5개월 처분을 받았다.

A팀장은 상급자인 B본부장의 선거법 위반 벌금형에 따른 징계 절차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파면 조치됐다.

그러나 지방노동위에서 '해고가 과하다'며 구제 판정을 받았지만, 공단이 이를 곧바로 수용하지 않았고 지난달 A팀장에 대한 원직 복직 명령을 내렸다.

A팀장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현재 병원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본부장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다.

공단 노조 측은 "경찰 고발을 환영한다"며 "노조는 비리 등을 비호한 적이 없으며 개인 비리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