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고 바다에 빠지고, 생활비 노린 범죄까지…광주·전남 추석 사건사고

아파트 화재 잇따라…나주서 어머니 외출한 새 지적장애 아들 숨져
'생활비 마련하려고'…삿갓 쓴 범죄자부터 우체국장 횡령도 드러나

27일 오후 7시45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7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어오르고 있다.(독자 제공)2023.9.27/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보낸 광주와 전남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3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지난 9월28일 낮 12시50분쯤 광주 북구 동림동의 한 아파트 3층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당시 집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아파트 입주민 10여명이 대피했고, 아파트 10㎡가 타거나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아파트 화재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연휴 5일째인 2일 오후 11시28분쯤 전남 나주시 성북동의 한 아파트 2층에서 불이 나 30대 지적장애 3급인 남성 1명이 숨졌다.

A씨는 어머니와 함께 이 아파트에 거주했는데, 사고 당시 어머니는 외출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불로 아파트 39.69㎡가 전소돼 소방서 추산 2829만2000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벌여 최초 발화지점과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추석을 맞이해 '전국 외국인 노동자 축구대회'가 열리면서 외국인 관련 사고도 잇따랐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15분쯤 월곡동 한 도로에서 20대 베트남 외국인 2명이 술을 마시고 시비가 돼 서로 폭행했다.

같은날 오후 6시45분쯤 광산구 평동의 한 도로에서 캄보디아 국적 B씨가 경찰의 음주단속 현장을 피해 달아나던 중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전 9시19분 광산구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는 인도네시아 국적 C씨(20대)가 상대 선수에게 '흉기 협박'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외국인들이 식칼과 맥주병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광산경찰서 순찰차가 전원 현장 출동해 도주하는 이들을 검거한 바 있다.

긴 연휴기간 여가를 즐기다가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전 1시51분쯤 여수시 종화동 하멜등대 인근 해상에서 술에 취한 D씨(24·여)가 바다에 빠졌지만 무사히 구조됐다.

다음날인 30일에는 순천만정원박람회장에서 운행 중인 소형경전철 '스카이큐브'가 고장나 12대가 멈추면서 탑승객 70여명이 공중에서 고립됐다. 이중 60대 승객 1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행히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시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곧바로 스카이큐브 운행을 재개했다.

스카이큐브.(순천시 제공)/뉴스1 ⓒ News1DB

1일 오전 11시17분쯤에는 전남 무안군 현경면 월두항 앞 바다에서 일가족 4명이 탄 레저용 모터보트가 전복됐으나 무사구조됐다.

일가족인 이들은 함께 소라를 잡으려 보트를 띄웠다가 보트가 파도에 넘어가면서 바다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차량들의 이동량이 몰리면서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쯤 전남 영암에서 순천 방향으로 향하는 남해고속도로 고흥터널 부근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승용차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이어 8중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잇단 다중 추돌사고로 1시간 정도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30일에는 오전 1시36분쯤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한 도로에서 BMW SUV와 코나(KONA) 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BMW가 전소됐고 코나 차량 일부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9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코나 차량에 타고 있던 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BMW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라져 경찰이 신원과 소재를 파악 중이다.

명절 연휴 가슴을 아프게 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범죄도 몇 건이나 발각됐다.

3일 오전 9시35분쯤 60대 남성 E씨가 서구 매월동의 한 농협에 침입해 절도 행각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쳤다. E씨는 미리 준비한 전기톱으로 ATM 창고에서 사무실로 들어가는 철제문을 자른 뒤 금품을 훔치려다가 경비시스템이 작동하자 달아났다.

E씨는 3년 전에도 똑같이 삿갓을 쓴 채 상가털이 범죄를 저질러 올해 6월 출소한 범죄자다. 그는 범행 2시간30여분 만인 이날 정오쯤 집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구하고자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남지역 한 우체국장이 은행 예금 1억2000만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F씨는 최근 전남 한 우체국 금고에서 약 1억2000만원의 예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F씨는 빼돌린 돈을 개인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횡령한 1억2000만원 중 7000만원은 은행에 반납했다.

한편 광주경찰청과 광주자치경찰위원회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16일간 '추석 명절 특별방범대책'을 추진했다. 편의점과 금은방 등 현금취급업소 1899개와 원룸 등 다세대 밀집지역에 대한 정밀 방범진단을 실시했다.

또 양동시장 등 8개 전통시장과 성묘차량 혼잡완화를 위한 교통관리하고, 귀성⋅귀경길 정체되는 고속도로 진출입로 7개소에 하루 평균 교통경찰 94명과 순찰차 등 26대를 배치했다.

이번 연휴기간(5일) 일 평균 112신고는 지난해 추석연휴(4일) 대비 10.2% 증가했고 중요범죄 신고는 18.1% 증가, 가정폭력 신고 27.5% 증가했다.

교통사고는 일 평균 9건이 발생해 지난해 대비 29.7% 감소했고, 긴 연휴기간 소통위주의 교통관리로 교통부상자도 47.7% 감소했다.

전남의 경우 전년 추석 명절 대비 신고율이 일 평균 2.5% 감소했다.

또 식당가 등 취약 지점에서 주·야간 불문 상시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교통사고 다발지역 집중 순찰활동을 통해 교통사고도 전년보다 평균 31.7% 감소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