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음독, 아내·아들3명 흉기에 숨져"…'영암 일가족 사망' 1차 부검(종합)

오늘 부검 통해 '구두소견' 확보…2차 현장 감식
"유서·외부침입 흔적 없어"…어제 흉기 1점·농약 1병 발견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3.9.15/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영암=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사망 원인에 대한 '1차 구두소견'이 나왔다.

16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학병원에서 일가족 시신 5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1차 부검(구두소견) 결과 김모씨(59)는 음독, 나머지 4명의 가족들은 '흉기에 의한 손상사 추정'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1차 감식에서 흉기 1점과 집안 내부 싱크대에서 농약(살충제) 1병을 발견했다. 또 외부에서의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일가족 간 살인 사건으로 잠정 판단했다.

경찰은 전날 1차 현장감식에서 부족했던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2차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2차 감식에서는 숨진 가족들의 저항 흔적 등 혈흔 정밀 분석과 외부 침입 흔적, 가족의 유서 유무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2차 감식에서도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외부에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주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등 탐문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추가로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를 분석하고 약독물검사 부검 결과,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15일 전남 영암군 영암읍 농덕리의 한 가옥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9.15/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앞서 전날 오후 3시54분쯤 영암군 영암읍 농덕리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시신 5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김모씨(59)와 아내(56·여), 아들 A씨(29), B씨(26), C씨(23)로 파악됐다.

이들은 안방에서 3명, 거실에서 2명이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이들 가족과 가까이 사는 이웃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신이 발견됐다.

신고자는 "집주인 김씨와 그의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집에 찾아 갔는데 창문과 밖에 피가 보인다"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고소가 진행 중이었고, 최근 경찰에 출석해야 했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이 출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모씨의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평소 농사를 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3명은 모두 자폐·지체 등으로 인한 중증장애인이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