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고발할 것"…쌍방 고발 '난타전'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일부 노조 "박병규 구청장 괴롭힘 중단하라"
수년째 깊은 갈등…입장문 통해 산하기관 비리 공식화 '이례적'

광주 광산구청 전경. (광산구 제공)/뉴스1 DB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특정 감사와 직원 징계, 음주운전 처벌, 노조교섭 등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광주 광산구와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는 14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자정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공단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은폐 의혹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광산구는 "2018년 10월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의자가 2019년 본부장으로 승진했다"며 "음주운전 행위가 적발된 특정인의 정보를 고의로 누락시키고 공문서까지 위조해 집단적으로 범죄 사실을 은폐하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공단 청렴감사실 조사에도 관계된 모두가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더 이상 만연한 부조리와 비정상을 두고 볼 수 없어 음주운전 조회 고의누락 사태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광산구 산하 기관으로, 지자체가 산하 기관의 비리를 입장문 형식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광산구의 해당 입장문은 새로고침 노조(MZ노조)의 '입장 표명 요구' 결의문에 대한 '반발식 답변'으로 풀이된다.

MZ노조는 이날 오전 결의문을 통해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직장 내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발표했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일부 직원들은 MZ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MZ노조는 "광산구청장이 산하기관 특정 직원을 길들이기 위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표적 감사를 실시했고, 아주 심각한 수준의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MZ노조는 시설관리공단 소속 A팀장에 대해 사적 대화 녹취록 유출과 관련해 정직 2개월을 내리고, 심의자료 허위 작성 등을 문제삼아 파면조치를 내린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또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통합노동조합은 지난 4일 광산구청 국장급(4급) 공무원 B씨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8월에는 광산구가 특정감사를 통해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봤고, 종합감사에서는 20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시설관리공단은 인력과 차량 증원 처우 개선 등에 대해 광산구 집행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장기간 구청 앞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지역 내 폐기물 수집·운반, 공영주차장 운영, 체육시설 관리 등의 부서 업무를 광산구로부터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