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한국-프랑스 첫 교류 산물 '옹기 술병' 복원

1851년 프랑스 영사가 받은 술병 복원·전시 예정

신안 비금도 옹기 술병 (신안군 제공)/뉴스1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전남 신안군이 한국과 프랑스간 첫 교류산물인 '옹기 술병' 복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신안군에 따르면 1851년(조선 철종 2) 프랑스 영사가 나주목사에게 받았다고 전해진 옹기 술병을 복원해 전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북서부 르 아브르항에서 출항한 프랑스 고래잡이배 르 나르발(Le Narval)호는 1851년 4월 비금도 해역에서 난파됐다.

조난된 선원 29명은 나주목사 겸 남평현감인 이정현 등을 만났으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 중 9명이 작은 배로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프랑스 영사에 구조를 요청했고, 당시 프랑스 영사 몽티니(Charles de Montigny)가 구조 원정대를 이끌고 조선으로 출항했다.

제주도를 거쳐 비금도에 도착한 몽티니 영사는 걱정과 달리 선원들이 섬 주민들의 보호 아래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고 한다.

몽티니 영사는 조선 정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선원들의 송환을 요청했으며, 떠나기 하루 전인 5월2일에 이정현과 만나 한국 술(막걸리로 추정)과 샴페인으로 만찬을 했다.

이때 몽티니는 술이 담긴 옹기 술병을 받았다. 한국과 프랑스 첫 교류의 산물이다.

이 술병은 현재 프랑스 파리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비금도에는 몽티니 영사가 받은 것과 비슷한 옹기병이 집집마다 보관돼 있는데, 술을 담아두었다가 주둥이가 깨지면 식초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최준섭 비금도 신촌마을 이장은 집집마다 술을 보관했던 옹기병이 있었다며, 마을에서 예부터 사용해왔던 생활물품인 옹기병을 신안군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몽티니 영사가 받은 술병은 오래전부터 비금 주민들이 사용해왔던 술병"이라며 "프랑스와의 교류에서 우리 전통 섬 문화가 사용된 점에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신안군은 한국과 프랑스가 막걸리와 샴페인을 교환하면서 교류가 시작됐음에 의미를 두고, 비금도에 기념공원과 샴페인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hancut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