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서 깔려 숨진 50대 노동자 '2시간 방치' 의혹…"중대재해 처벌하라"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최근 광주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가운데 유족들이 그가 숨진 뒤 2시간여 방치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6월11일 오후 3시43분쯤 광주 남구 봉선동의 H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A씨(58)가 리프트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자동화설비 점검을 진행하던 중 약 2m 위에 있던 호이스트(화물용 승강기)가 추락하면서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H아파트 건설사인 H건설이 아닌, D업체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A씨 유족은 사망 추정시간인 오후 1시30분부터 발견 시각인 오후 3시40분까지 현장에 방치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당일 A씨는 자재를 싣는 트럭을 공사 현장 앞쪽에 주차해놨었는데, 오후 1시30분까지는 그의 모습이 블랙박스에 찍혔지만 이후로 보이지 않는다. 공사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도 같은 시간쯤 장비 상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사고 당일 현장에 관리자가 부재했다는 점과 화물용승강기 작업시 2인 1조로 작업을 수행해야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H건설의 책임있는 태도와 사과,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인 점을 꼬집었다.

유족은 "H건설은 쇳덩이에 짓이겨진 채로 아버지를 잃고 고통받는 유가족들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에서 또 다른 노동자가 죽고 다치지 않게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즉각 진상규명을 위해 H건설을 특별근로감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A씨 유족은 6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