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 붕괴위기 우리만 몰아세워" 함평군, 김영록 지사에 볼멘소리, 왜

김영록 전남지사 "군공항 함평 이전은 부적절" 발언에
함평군 "여론조사 통해 주민들의 의견 확인 후 군공항 신청"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과 이상익 함평군수가 28일 오전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에서 열린 '제25회 함평나비대축제 개장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광주시 제공)2023.4.28/뉴스1

(함평=뉴스1) 서충섭 기자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 군공항의 함평군 이전 반대를 직접 피력하면서 함평군의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광역단체인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의 큰 그림을 그리려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으나, 반대급부에 놓인 함평군의 처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방영된 LG헬로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군공항을 함평으로 이전하는 것은 전남도나 국가적으로 봤을 때 맞지 않고 적절치 않다"면서 "함평군은 군 공항 유치보다는 여러 비전 있는 사업들을 챙겨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을 강조하며 무안 편을 들었던 김 지사가 급기야 함평 이전 불가론을 처음으로 발언한 것이다.

군공항 이전으로 인구위기 탈출구를 노려보던 함평군은 김 지사의 발언에 이렇다 할 논평을 내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기운이 빠진다"는 반응이다.

함평군의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3만733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중 19위다.

지난 2020년 3만2050명, 2021년 3만1274명, 2022년 3만784명으로 매년 500명 가량 감소하고 있어 조만간 인구 3만명이 붕괴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이때문에 이상익 함평군수는 지난 5월8일 함평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함평 발전의 대전환을 이루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광주 군공항의 함평 이전 찬성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군공항 이전으로 군부대 장병들의 이주가 이뤄질 경우 인구 급증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같은 함평군의 의지와 별개로 김 지사는 일관되게 무안국제공항으로의 군·민간공항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무안군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도 설득에 나서는 전남도의 지극정성에 함평군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함평군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인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인구 소멸위기에 놓인 함평군이 오죽하면 자구책을 백방으로 찾고 있을지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더라도 전투기의 소음 범위는 함평까지 영향을 끼친다. 함평군은 어찌됐건 군공항과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며 "강기정 광주시장에 대해서만 민간공항 이전이라는 '통큰 결단'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함평과의 관계에서도 전남도의 '통큰 결단'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함평군은 당초 계획대로 오는 8월 말 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실시, 찬성 의견이 더 높으면 군공항 유치의향서를 국방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7월에는 군공항 이전 찬·반 단체들과 만나 여론조사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