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운전 단속되자 친형 주민번호 댄 50대…징역 1년

집행유예 기간 재범…주민등록법 위반
목포서 광주까지 80㎞ 운전…법원 "죄질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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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무면허 음주음전을 하다 단속되자 친형의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며 처벌을 피하려 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단독 하종민 부장판사는 주민등록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사서명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15일 오후 3시5분쯤 광주 북구의 한 도로에서 400m 가량 봉고차를 음주운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43%였다.

음주단속에 적발된 A씨는 인적사항을 묻는 경찰에게 대뜸 친형 B씨의 주민등록번호를 말했다. 경찰이 서명을 요구한 음주운전 단속 결과통보서에도 형의 이름을 적어냈다.

경찰은 자연스러운 A씨의 행동에 위조사실을 몰랐으나 추가 수사에서 주민등록번호 등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또 경찰은 여죄 수사를 통해 A씨가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했고, 적발 당일에 전남 목포에서 차를 몰아 술을 마신 광주 북구의 한 식당까지 약 80㎞를 무면허 운전한 것을 파악했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 2011년과 2021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고, 집행유예 기간에 가중처벌될까 두려워 평소 외우고 다니던 친형의 주민등록번호를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종민 부장판사는 "앞선 음주운전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도 범행을 저지르고,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처벌을 모면하려는 시도까지 했다.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 판사는 "피고인이 가족을 부양하고 있고, 금주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등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