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소금'이 '신안 천일염'으로 둔갑…포대갈이 업자들 집유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포대 바꿔치기로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 소금'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수천만원을 챙긴 업자들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김치제조업자는 중국산 소금으로 담은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온라인에서 팔다가 덜미가 잡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영아)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소금 판매상 A씨(50·여)에 대한 원심을 파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부당이득금 5382만원을 추징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동일 혐의로 기소된 소금판매상 B씨(54)에 대한 원심을 파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C씨(49)와 D업체는 항소가 기각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전남 무안에서 소금 도·소매업을 하는 A씨와 B씨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이른바 '포대갈이'를 통해 부당이득금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중국산 소금을 대량 구매한 뒤 무안의 한 창고에서 20㎏ 단위로 계량, '신안 명품 국산 천일염' 등의 포장지에 다시 담았다.

이런 방식으로 나눠진 중국산 소금은 국내산으로 둔갑돼 20㎏ 당 9000원씩의 가격을 받고 소매업자들에게 3600포대 가량 판매됐다.

이를 통해 A씨와 B씨는 5382만원 상당의 부당 차익을 얻었다.

C씨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A씨, B씨와 함께 경기도 광주의 한 회사로부터 중국산 소금 총 10만1000㎏를 구입해 김치를 담갔다.

이후 이 김치에 들어간 소금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총 2억10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C씨는 이같은 행위가 경찰에 적발돼 압수수색을 받게 되자 이 김치 위에 국내산 소금을 뿌리는 방식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정한 거래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 식품에 대한 공중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 범죄로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피고인들은 원산지 표기를 거짓으로 해 판매한 중국산 소금의 양이 상당하고 범행기간도 짧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이 사건으로 구속돼 반성의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해 판결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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