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서 회식비·간호사에 약 조제시킨 의사 벌금 1000만원

대리수술 의혹은 1심서 벌금 2000만원→항소심 무죄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제약회사로부터 회식비를 건네 받고 간호사들에게 수백차례에 걸쳐 약 조제 지시를 내린 의사들이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영아)는 약사법 위반,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은 의사 A씨(58)와 의사 B씨(58)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전남 순천에서 병원을 공동 운영하는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14일쯤 의약품 판매 회사로부터 회식비 153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약사 면허가 없는 간호사들에게 입원환자에 대한 의약품 조제를 총 636차례에 걸쳐 지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B씨도 같은 기간 병원에서 약사 면허가 없는 간호사에게 178차례에 걸쳐 간호사에게 위법하게 입원환자 약 조제를 지시했다.

1심에서는 이들이 환자들에 대한 수술을 진행하면서 의료 면허가 없는 직원들에게 수술을 마무리 짓게 하는 등 의료법 위반교사 혐의도 인정됐으나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 등의 진술과 수술실 CCTV 캡처 사진으로는 공소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등 이들의 범행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의료법 위반교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민보건 향상과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 의사임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 무면허 의약품 조제 기간과 횟수가 상당하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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