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퇴사 선언 뒤 결근' 휴대폰 대리점 직원들 업무방해 '무죄'

'급여 차등 지급' 등에 사직 의사 밝히고 이틀간 출근 안해
업무방해 혐의 고소…법원 "모든 국민 직업선택 자유"

ⓒ News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집단퇴사 선언 뒤 이틀간 결근한 휴대전화 판매대리점 직원들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광주지역 휴대폰 판매대리업 관계자 A씨(33·여), B씨(34·여), C씨(38·여), D씨(37·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10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1~2일 동안 출근하지 않아 판매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은 광주 광산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상사급 E씨를 찾아가 '직원 험담과 건강보험료 미납, 급여 차등지급' 등의 문제로 항의했다.

면담을 갖던 A씨는 E씨가 험담 사실을 부인하자 그 자리에서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이어 B씨와 C씨, D씨가 순차적으로 '일을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이들은 하루에서 이틀 정도를 출근하지 않았고, 대리점 관계자가 중재를 서며 이후로는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

근무를 하지 않았던 날은 연차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것. 그러나 법원은 이같은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효진 판사는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집단퇴사도 마찬가지"라면서 "모든 국민은 누구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직업선택의 자유 안에는 당연히 직업이탈의 자유도 포함된다. 단순히 집단 퇴사를 업무방해로 본다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폭력적 수단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 근로자들의 집단 퇴사로 인한 근로 거부는 그 과정에서 업무 인수인계가 다소 소홀했다 해도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사전에 집단퇴사를 논의하지 않았고, 이후 협의과정 등에 비춰보면 이들의 근로제공 거부행위로 인해 사용자에게 심대한 혼란,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