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1만원 아파트'…전국서 '벤치마킹 붐' 비결은?[지방소멸은 없다]

[인터뷰] '1만원 임대주택' 사업 추진 구복규 화순군수
"지금의 출산지원책 한계…정부 파격적인 지원 서둘러야"

구복규 화순군수가 22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화순군 제공) ⓒ News1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정부가 나서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무상에 가까운 주택, 일자리, 교육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절대 아이 낳지 않습니다."

구복규 전남 화순군수가 정부에 던지는 쓴소리다. 현행 출산 지원책 정도로는 빨라지는 인구소멸, 지방소멸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해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는 구복규 화순군수를 22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스1>이 만났다.

구 군수는 인구소멸에 따른 지방소멸, 더 나아가 국가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시급한 게 아이 낳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화순군이 서둘러 내놓은 게 바로 '1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에 앞서 우리가 먼저 시작해보자는 의미로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주택과 일자리, 무상교육까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첫 단계로 '월 임대료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7월 첫 입주하는 50세대의 자격을 심사하고 있는 화순군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 중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서 임대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주거안정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구 군수가 취임한 뒤 빠른 속도로 추진 중이다.

4년 동안 매년 100세대씩 지원하기로 한고 올해 1차분 50세대에 대한 신청자 접수를 지난 4일 마감한 결과, 무려 506명이 신청하며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신청자가 폭주했다.

신청자는 화순지역 주민을 비롯해 광주와 전남 지역민, 심지어 타 시도에서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군은 이들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류검토 등을 거쳐 입주자격을 검증하고 6월1일 입주대상자 50명을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

구복규 화순군수(오른쪽 첫번째)가 22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화순군 제공) ⓒ News1

사실상 '공짜주택'이나 다름없는 이번 사업이 선거법 논란에서 자유롭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도 별다른 이견 없이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은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월세부담이 크고 전세자금 대출 부담이 큰 사회초년생들에게 주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한 데 따른 실질적인 구상이었다는 점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화순읍 광덕지구의 경우 노후 임대아파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슬럼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특히 사업이 종료되면 지원했던 보증금은 다시 화순군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예산 소모가 작아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별다른 이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구 군수는 "선거법 논란도 있지만 개인한테 임대료를 주는 게 아니고 군이 임대해 재임대하는 방식이라 임대료는 그대로 살아있는 돈이다"며 "6년 동안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만 지자체 예산이 소모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공공임대 사업은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임대주택 지원을 시작으로 다음 단계로 일자리 지원, 이어 무상교육까지 단계별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다.

구 군수가 인구대응 사업에 이처럼 속도를 내는 이유는 화순군 역시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와 연접한 위성도시 역할을 하는 화순군이지만 작년 출생자는 178명, 사망자는 785명으로 자연감소가 600명을 넘는다.

전남 화순군이 추진중인 '청년·신혼부부 1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 대상지인 화순읍 부영6차 아파트. ⓒ News1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전국 89개 지자체 가운데 한곳으로 화순군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화순군의 인구를 늘릴 수 있을까라는 오랜 고민의 해법은 바로 청년층을 위한 무상 임대주택, 일자리 지원, 무상교육 등 파격 지원책이고, 현재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화순군에 이목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4월말 기준 화순군의 인구는 6만1700여명. 올해부터 4년 동안 400세대 임대주택 지원을 통해 인구감소세를 반전시키고, 현재 진행 중인 4곳의 신도시 조성사업이 속도를 내면 인구 10만명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는 게 구 군수의 구상이다.

이와 병행해 고인돌 유적, 꽃강길 조성사업, 화순적벽 명소화 사업, 능주 역사문화도시사업, 40만평 파크골프장 조성 등 관광인프라도 조성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문화 기반시설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 군수는 "지자체만의 힘과 재정여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나서 획기적인 지원책을 만들어내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