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강행 여수거북선축제 관람객 평년대비 6% 그쳐

올해 관람객 2만5천명…매년 30만~40만명과 대조
"폭우에 축제 강행 탓" 지적…市 "5㎜내외 수준 예보"

올해 여수거북선축제가 열린 여수세계박람회장 전경. 뉴스1 DB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국내 최대 호국축제인 전남 여수거북선축제가 축제 기간 강풍과 폭우로 인해 역대 최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8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열린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 관람객 수는 총 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 관람객 수인 30만명에 비해 8%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축제(37만6000명)와 비교해도 관람객 수(6%)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최근 5년간 관람객 수와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2017년 37만명, 2018년 35만명, 2019년 39만명이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관람객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유는 축제 기간인 나흘간 강풍과 비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여수지역 누적 강수량은 287.5㎜, 최대 풍속 26㎧(시속 93.6㎞)로, 20㎧이상일 때 발령되는 강풍주의보도 발효됐다.

여수시는 축제 개막 당일인 지난 4일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축소 운영과 일부 프로그램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통제영길놀이' 축제 장소가 변경되고 주요 행사인 여수맛장터, 체험행사, 프리마켓 등은 전면 취소됐다. 야외 주무대도 철거됐다.

일부에서는 올해 개최지를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이전한 데 따른 홍보 부족과 강풍·비 예보에도 축제를 강행해 '반쪽 축제'를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수시의회 한 의원은 "1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시민들이 체감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돼야 하는데 허울뿐인 축제로 전락했다"며 "축제를 연기하거나 좀 더 나은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행사 1~2일 전까지 일기예보를 확인했는데 지역에 5㎜ 내외 수준이었다"며 "200㎜가 넘는 폭우가 내릴 줄 알았다면 재난안전 행사 메뉴얼에 따라 연기하거나 취소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여수거북선축제는 역사적 배경이 미미한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장소를 이전해 '호국축제 정체성 훼손' 논란이 일었고 지난해 축제 보조금을 정산하지 않고 올해 집행하는 등 회계법 소지 논란도 일고 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