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41㎜ '단비'에 광주·전남 해갈 큰도움…농지 728㏊ 피해(종합)

전남 농작물 피해 집계도 속속 늘어…어선 반파 사고도

제주도 전역에 강풍과 호우특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제주시 도심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2023.5.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사흘간 최대 341㎜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6일 광주·전남에 정전, 도로침수, 도복피해 등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반면 이번 비는 극심한 가뭄에 메말랐던 완도지역의 제한급수를 해제하는 등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됐다.

◇'어린이날' 포함 사흘간 최대 341㎜ 집중호우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로 고흥 나로도는 최고 341.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주요지점 강수량은 고흥 나로도 341.0㎜, 장흥 관산 337.5㎜, 해남 북일 335.5㎜, 보길도 290.0㎜, 광양 백운산 273.0㎜, 장흥 258.4㎜, 강진 239.7㎜, 고흥 225.0㎜, 완도 218.6㎜, 광주 133.6㎜, 함평 57.5㎜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여수(거문도)는 17.0㎧, 진도(의신) 14.2㎧, 신안(하태도) 13.9㎧, 완도(신지도) 13.1㎧로 일 최대 풍속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광주와 전남에 5㎜ 내외의 비가 더 내리고, 전남 남해안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7일에도 5㎜ 내외의 비가 내리겠다.

호우특보가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모두 해제되면서 뱃길과 하늘길도 정상화됐다.

5일 오후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제공) 2023.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농작물 728㏊ 피해에 축사 침수, 곳곳서 생채기

비가 내린 사흘간 광주·전남소방본부에는 총 198건의 호우·강풍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7시4분쯤 광주 북구 삼각동에서는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며 한전설비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인해 인근 아파트 등 772세대가 정전피해를 겪었다. 오후 9시13분쯤 응급복구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인근 주민들은 2시간 9분 동안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같은날 오후 4시42분쯤에는 광주지하철 1호선 공항역 지하 1층에 위치한 대합실이 물에 잠겼다. 지하철은 공항역을 무정차 통과 운행했고 소방당국은 소방호스 8본을 활용해 물 200톤 가량을 배수, 같은날 오후 5시53분쯤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소방당국은 공항역 역사 내 출입구 이설공사 구간을 타고 빗물이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앞서 오후 4시10분쯤에는 광산구 신가동 한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에 물이 고였고, 오전 8시49분쯤에는 동구 금곡동 인근에서 가로수가 전도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이밖에도 광주소방본부는 도로침수 10건, 나무 쓰러짐 7건, 토사 유출 7건 등 26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했다. 배수지원은 9건, 소방시설 오작동은 100건이었다.

전남소방본부에는 총 63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소방본부는 같은 기간 도로침수, 나무 쓰러짐, 토사유출 등 58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무안 도로 등 침수된 5곳에 대한 배수지원 작업을 벌였다.

특히 장흥 안양면 율산항에 위치한 1.38톤급 어선 1척(FRP 동력선)이 반파됐고, 장흥 관산읍에 위치한 축산시설 1개동도 침수됐다.

장흥 관산읍에서는 변압기 고장으로 배수펌프장 1개동이 침수돼 임시변압기를 설치하고 있다.

비가 그침에 따라 집계되는 농작물 피해도 늘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순천에서는 189㏊, 고흥에서는 138㏊, 보성 191㏊, 강진 140㏊, 장흥 70㏊ 등 총 728㏊에 달하는 밀·보리, 벼 침수, 도복 피해가 접수됐다.

전남도는 10일 동안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와 피해액을 정밀조사키로 했다.

비가 내리는 5일 오후 전남 완도군 노화읍 등에 식수를 제공하는 보길면의 부황제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완도군 제공) 2023.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해갈 도움' 동복댐·주암댐 저수율 28% 넘겨

이번 비는 심각한 가뭄에 시달려온 광주·전남에 효자 노릇도 했다.

지난해부터 1년간 제한급수를 겪어온 완도 노화, 보길, 금일, 소안, 노화 넙도는 충분한 저수가 이뤄짐에 따라 단계별 제한급수 해제가 추진된다.

완도지역은 지난해 5월16일 노화읍 넙도를 시작으로 소안면 11월1일, 금일읍 11월7일 제한급수를 시행했다.

노화읍과 보길면은 지난해 3월11일 가장 먼저 제한급수에 돌입했지만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9월7일 제한급수가 해제됐다. 이후 11월23일 재차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지역별로는 노화읍 넙도 1일 급수 6일 단수, 노화읍·보길면·금일읍 2일 급수 4일 단수, 소안면 2일 급수 5일 단수를 진행했다.

지난 3일 기준 이들 지역의 상수원 저수율은 넙도제 2.4%, 용항제 5.4%, 척치제 11.4%, 부황제 29%로 대부분 바닥을 드러냈으나 사흘간 내린 비로 부황제는 저수율을 100% 채웠다.

상수도 밸브 사전 작업에 착수한 완도군은 오는 8일 노화읍, 보길면, 소안면, 금일읍의 제한급수를 해제한다. 9일에는 노화읍 넙도지역까지 해제가 확대된다.

광주지역도 '물 부족'에서 한시름 놓게 됐다.

지난 5일 저수율이 21.1%까지 떨어졌던 동복댐은 이날 오전 0시 기준 저수율이 28.4%로 급상승했다.

광주전남 주요 상수원인 주암댐도 지난 4일 20.8%에 그쳤던 저수율이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27.5%로 오른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기준 28.5%까지 실시간 상승 중이다.

주암조절지댐(상사호)도 저수율이 20.6%에서 이날 오후 2시 기준 24.8%로 올랐다.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비가 내린 뒤 3~4일, 길게는 일주일에 거쳐 지속 상승하기 때문에 이번 비로 2곳의 저수율은 30%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