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공짜주택…화순군 '1만원 임대주택'은 어떻게 가능했나

청년·신혼부부 유치해 지방소멸 막고 빈집문제 해소 목적
임대보증금 회수 가능해 예산손실 없어…'사회보장제도'로 인정

전남 화순군의 '청년·신혼부부 1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 대상지인 화순읍 부영6차 아파트. ⓒ News1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전남 화순군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 지자체의 퍼주기, 선심성 논란을 딛고 이 사업은 어떻게 실현 가능했을까.

청년과 신혼부부를 적극 유치해 지방소멸을 막고 늘어나는 지역의 빈집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인정했다. 여기에 임대보증금을 고스란히 회수할 수 있어 지자체의 예산손실이 거의 없다는 점도 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 주효했다.

◇올해 1차분 50세대 모집에 신청자 500명 육박

7일 화순군에 따르면 1만원 임대주택 1차분 50세대에 대한 신청자 접수를 지난 4일 마감한 결과 무려 500명에 육박하는 신청자가 몰렸다.

화순군은 이들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류검토 등을 거쳐 입주자격을 검증해 18일 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심사대상자를 발표하고 이어 6월1일 입주대상자 50명을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

화순읍 신기리 부영6차 아파트가 1차 공급대상이며 아파트 입주는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입주 대상자로 확정되면 월세 1만원의 1년치인 12만원과 예치금 88만원을 입주일 전에 지정계좌에 입금하면 된다. 월세 1만원 외에 기본적인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 등은 개인 부담이다.

기본 거주기간은 2년이며 2년씩 두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세대별 임대보증금 4600만원과 리모델링과 비품 지원 등에 들어가는 200만원의 예산은 모두 화순군이 부담한다.

조영현 화순군 공동주택팀장이 2일 오후 '1만원 임대주택' 대상지인 화순읍 부영6차 아파트 견본주택을 살펴보고 있다.2023.5.2/뉴스1 ⓒ News1

조영현 화순군 공동주택팀장은 "싱크대나 화장실을 우선적으로 수리해 달라는 주문이 많아 부영주택 측과 협의 중"이라며 "가구당 200만원 정도 추가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1차분 50세대에 이어 9월 추경을 통해 2차분 50세대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4년 동안 총 4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서 이견 없어

화순군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지난해 9월 구복규 화순군수가 취임하면서 공약으로 약속했고, 같은 해 12월 부영주택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냈다.

군은 지원조례 제정에 나서는 동시에 올해 1월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했고, 복지부는 4월6일 협의완료를 통보했다.

사업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 중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보증금 지원으로 주거안정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다.

월세부담이 크고 전세자금 대출도 부담이 큰 사회초년생들에게 주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화순읍 광덕지구의 경우 노후 임대아파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슬럼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특히 사업이 종료되면 지원했던 보증금은 다시 화순군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예산 소모가 작아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별다른 이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지자체가 이와 비슷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쳐야 한다.

화순군은 임대주택 입주가 가능한 대상을 18세 이상 49세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저소득층 주거급여 수급자나 국가나 지자체 주거지원사업 수혜자, 공무원이나 공무직, 군 복무자 등을 신청지원 제외대상에 포함시켜 사업의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부담을 최소화해 이들의 지역정착을 최대한 돕겠다"고 강조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