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이지" 이주민 집까지 쫓아가 현관문 부수고 폭행

(진도=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전남 진도경찰서는 이주민 여성을 협박하고 폭행한 50대 남성 A씨와 B씨를 공동상해·공동주거침입·강제추행·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40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한 마을에서 귀가 중인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C씨의 집까지 쫓아가 난동을 부리고 C씨 부부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사건 이튿날인 29일 오전에도 피해자 집을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C씨가 길가에서 울고 있어 도와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C씨는 "사건 당시 집 앞에서 남자들이 '중국 사람이지' 등 비하 발언을 하며 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C씨는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가족들이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 등으로 길거리에서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눈물을 흘리며 골목을 지나는 C씨 앞을 가로 막고 '왜 우느냐'고 물었다.

C씨는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남성들이 팔을 잡고 놔주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다.

집까지 따라온 A씨 등은 한국인 남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을 열려고 시도했고 옷을 벗어 문신을 보여주는 등 위협을 가했다. 이들은 결국 현관문 중 유리로 된 부분을 부쉈다.

밖으로 나온 C씨 부부는 주먹 등으로 폭행을 당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과 부부를 파출소, 지구대로 임의동행시켜 분리조치했다.

그러나 경찰은 남성들이 만취해 추가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귀가 조치시켰다.

A씨 등은 8시간 뒤 다시 이 부부의 집에 찾아가 경찰의 대처 미흡 논란이 일었다.

부부는 밤사이 거처를 옮겨 추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접근하면 보복범죄'라 경고하고 피해자를 112시스템에 등록,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이들은 다시 부부의 집을 찾아간 것에 대해 "벗어놓은 옷에 차키가 들어 있어 찾으러 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장에 A씨 등이 벗어놓은 패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도와주려 했다', '술에 취했다'는 말만 할 뿐 부부를 폭행한 이유에 대해 명백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할 당시 신고자들이 진정상태에 있는 등 현행범으로 체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철저히 사건 경위를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