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후배 예술가 응원하기 위해 제정"

시민단체 "4·19에 침묵하고 군부정권에 순응" 주장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비엔날레 전시관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박서보 예술상'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 에술인이 신설된 예술상을 거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2023.4.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비엔날레가 폐지 요구를 받고있는 '박서보 예술상'에 대해 "순수하게 후배 예술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라고 밝혔다.

11일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박서보 예술상'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논란)을 비롯해서 어떠한 의견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재단 측은 "박서보 화백의 기부에 대해서는 '한국미술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대한 이바지 목적'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지난해 2월7일 후원 협약식을 체결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으며, 이후 이사회의 과정을 거쳐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규칙을 3월29일 제정했다. 이후에도 취지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수차례 언급해왔다"고 했다.

이어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어떠한 인종적, 지역적, 성별적인 차별을 두지 않고 오직 작품성만을 고려하여 수상자를 공정하게 선정했다"며 "아울러 향후에도 다른 기관 등에서 미술계의 발전을 위한 후원 의사를 밝힌다면 그에 걸맞는 다양한 시상이나 작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족미술인협회광주지회를 비롯한 예술인과 시민사회로 구성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민을 배반하고 광주정신과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박서보예술상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올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처음 등장한 '박서보예술상'이 광주비엔날레의 창립 정신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참사라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화가 박서보는 1960~70년대 모더니즘 미술의 상징"이라며 "그는 1960년 4·19혁명에 침묵하고 5·16군부정권에 순응했으며,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만든 유신정권 관변미술계의 수장이었다. 모더니즘 계열의 미술권력자로서 박서보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외면하고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