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천만원·아파트 공짜 제공…부부만 오세요"[지방소멸은 없다]

김성진 Y-마트 대표, 고향 영암 금정면에 주거공간 구축 계획
아이들 뛰노는 농촌마을 구상…영암군 '재건프로젝트'로 지원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우승희 영암군수(오른쪽)과 김성진 Y-마트 대표. ⓒ News1

(영암=뉴스1) 박영래 기자 = '부부 연봉 6000만원 보장, 아파트 공짜 제공'

귀가 솔깃해지는 이 제안은 전남 영암군(군수 우승희)과 유통기업인 Y-마트(대표 김성진·54)가 함께 구상하고 있는 이른바 '영암군 재건프로젝트'의 한 가닥이다.

영암군 금정면 출신으로 중견 유통기업인 Y-마트와 와이마트물류를 이끌고 있는 김성진 대표의 제안을 우승희 군수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조금씩 그려가는 상황이다.

김성진 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은 자신의 고향인 금정면을 중심으로 인구소멸을 막고 아이들이 북적이는 농촌을 만드는 데 민, 관, 학, 지역사회 등이 함께 힘을 모으자는 공동체 운동이다.

김 대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금정초중학교 인근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면 이곳에는 Y-마트와 지자체, 지역사회, 독지가 등이 힘을 모아 신혼부부들이 거주할 수 있는 20여평 규모의 아파트를 짓게 된다.

자녀가 있는 가정을 위해서는 좀 더 넓은 30여평 크기의 아파트도 지을 계획이다. 이들 아파트는 금정면에서 살아보겠다고 들어오는 부부들에게 전액 공짜로 제공한다.

최대 관심은 일자리 문제. 특별한 기업체 등이 없는 금정면 지역에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어떻게 제공하느냐 여부다.

김 대표는 인근 지역인 나주혁신도시와 장흥 등지서 운영 중인 Y-마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해법을 내놨다.

중형마트인 Y-마트는 현재 광주와 전남, 전북 등지에 모두 1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부부합산 최소 6000만원 연봉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강진광주고속도로가 개통하면 금정면소재지에서 광주까지 걸리는 시간도 불과 20분 거리여서 광주에 소재하고 있는 Y-마트 매장까지 출퇴근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그림이 완성되면 급격하게 쇠락하고 있는 금정면에 다시 활기가 돌고 청년과 아이들이 북적이는 소도시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복안이다.

지난 1999년 교육부의 초중통합학교 모델로 출범한 금정초중학교는 2023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은 단 1명, 중학교 신입생은 3명뿐이다. 초등학교의 전교생은 19명, 중학교는 9명이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학교는 조만간 분교로 격하되거나 폐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성진 대표는 "직장과 안정적인 소득 등이 보장된다면 굳이 도시로 나가 살겠다는 사람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지원대상은 청년 1인이 아닌 반드시 '부부'에게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그래야 지역의 인구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2월말 기준 금정면의 전체 인구수는 2042명이다.

김성진 대표의 이같은 구상에 우승희 영암군수 역시 적극적인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다.

영암재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우 군수는 대단위 토지 매입 및 단지 조성, 분양 등의 속도감 있는 업무추진을 위해 공영개발TF팀을 신설하고 21세기형 도시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구조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신혼부부·다자녀가정 지원을 확대하고 출산지원금도 상향했다.

우 군수는 "귀농·귀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정착금과 주택수리비, 청년경영실습 임대농장을 확대 운영한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