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빼고 다 올라"…물가 고공행진에 개학 맞은 대학가 '울상'

난방비에 전기세·월세까지 줄 인상
"4500원 학식도 5000원으로 오를 예정"

27일 오전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후문 식당가에서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용돈 빼고 다 올랐어요. 대면 수업해도 걱정이 느네요."

새학기 개강을 사흘 앞둔 27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학생들은 근심이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 강의가 3년 만에 재개하지만, 치솟는 물가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최근 인상된 난방비와 전기세에 이어 식비마저 올랐다며 생활비 부담을 호소했다.

조선대 의학과에 재학 중인 김다솔씨(23·여)는 "저번 달에 집주인으로부터 월세가 3만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월세 48만원에 난방비만 더해도 50만원 이상을 매달 지출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과 특성상 수업량이 많아 아르바이트를 하기에도 부담이 된다"며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는 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월세를 나누기 위해 친구와 함께 투룸에 거주한다는 김모씨(24)는 "다행히 월세는 동결됐지만 기존 2만~3만원이었던 난방비가 8만원으로 올라 폭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3년 만에 대면 수업이 열렸는데, 캠퍼스 라이프는 꿈도 못 꾼다"며 "당분간은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진해야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27일 오후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후문 식당가에서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대학가 인근 음식점 물가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내부 알림판에는 인상 전 가격을 지우기 위한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고, 그 위에는 식사 한끼에 '85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취생 이동윤씨(22)는 "음식점에서는 닭갈비 1만1500원, 국밥 1만원, 돼지 묵은지 찌개 85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작년보다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2000원까지 가격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출 내역 중 식비 비중이 커 학교 밖 음식점보다 교내 학식을 자주 먹는다"며 "술값도 올라 맥주 대신 금방 취하는 소주를 마신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비교적 저렴한 학식 역시 개학 시기에 맞춰 인상될 예정이다.

기호원씨(24)는 "이번 학기부터 4500원이었던 학식도 5000원으로 오른다"며 "고물가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친구들이 많다. 주말에는 일용직으로 일하는 친구도 여럿이다"고 전했다.

pepper@news1.kr